개조 작업을 마친 <현대브레이브>호. |
사람만 성형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선박도 성형수술을 받는 시대가 도래했다.
현대상선은 8600TEU급 컨테이너선<현대브레이브>호의 앞부분 하단부 ‘구상선수(Bulbous bow)’를 개조했다고 8일 밝혔다.
구상선수는 둥근 공처럼 볼록 튀어 나온 부분으로 선박이 달릴 때 인위적인 파도를 만들어 선박 주변에 접촉(마찰저항)되는 파도를 상쇄시키는 작용을 한다.
현대상선은 구상선수의 모양을 돌고래 형태와 비슷한 모양으로 성형하는 한편 위치를 기존보다 약 1.5m 낮추고 둘레와 무게를 모두 줄였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연료효율의 최적화 모형을 만들어 연료비 지출을 절감하기 위한 의도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건조 당시 구상선수는 고속형(27노트)에 맞춰 설계됐으나 최근 운항 패턴이 저속 운항으로 변화되면서 저속형(18노트)으로 구상선수를 고쳤다”며 “고속선으로 설계된 구상선수를 저속으로 운항할 땐 구에 의한 조파저항(자연, 인위적 파도에 의한 저항)이 증가돼 역효과를 내기에 저속 운항에 알맞은 구상선수의 모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대브레이브>호는 이번 개조를 통해 연료절감률이 3%가량 높아져 1천40t(60만달러)의 연료를 절감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최초이자 머스크라인에 이어 세계 두 번째인 이번 개조 작업은 협력사인 노르웨이선급(DNV)과 디섹(대우조선해양 자회사)의 공동연구로 진행됐다.
현대상선은 <현대브레이브>호 외에도 동급 컨테이너선 3척을 상반기를 목표로 추가 개조를 진행 중이다. 특히 연료효율 개선 성과에 따라 다른 선박으로 개조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상선은 이번 프로젝트 외에도 선박의 온실가스배출절감과 연료효율개선을 위해 다양한 방법과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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