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항로는 2월 이후 본격적인 엔저 시대의 영향권에 놓인 것으로 분석된다. 수입물동량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반면 수출물동량은 다소 주춤한 실정이다. 원·엔 환율하락으로 현지 화폐로 부과하는 부대운임 수익이 줄어드는 건 새로운 걱정거리다.
한일항로 취항선사들은 3~4월 선적상한선(실링)을 97%로 정했다. 1~2월의 91%에 비해 6%포인트 높다. 1~2월 실적은 선사들의 목표에 좋은 편이 아니었지만 3~4월은 엔저효과와 밀어내기물량 효과로 상승세를 탈 것이란 전망이다.
취항선사들은 지난달에 이어 3월 들어서도 수입물동량은 강한 상승탄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기계설비 등의 원부자재를 중심으로 물동량 상승 폭이 뚜렷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3월이 일본 회계연도를 결산하는 달이기에 막판 목표 달성을 위한 일본 기업들의 밀어내기 공세도 수입물동량 강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3월은 전통적으로 한일항로의 최대 성수기다.
취항선사 한 관계자는 “수입항로에선 엔저 효과가 확실히 나타나고 있다”며 “중고 기계류 등 비교적 환율에 민감한 화물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환율하락으로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겼다. 바로 원화 환산 매출액의 감소다. 원·엔 환율은 2009년 2월께 1600원대에서 정점을 찍은 뒤 등락을 거듭하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빠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1월 중순 이후 1100원대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선사들은 일본 현지에서 터미널조작료(THC)를 엔화로 부과하고 있다. 적용 폭은 2만4200엔이다.
최근의 원·엔 환율 흐름이라면 고려해운 흥아해운 남성해운 등 한일항로 메이저 선사들이 THC와 같은 부대운임 매출액을 한화로 환산했을 때 입는 손실 폭은 연간 50~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선사들은 손실보전을 위해 통화할증료(CAF) 도입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4월 목표로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으로 50달러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운임수준은 전달에 비해 소폭 하락한 것으로 평가된다. TEU 기준으로 수출항로 200달러 안팎, 수입항로 100달러 안팎이다. 다만 BAF와 THC 적용이 잘되고 있어 다른 근해항로에 비해 사정은 나은 편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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