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항로는 올해 들어 물동량 상황이 썩 좋질 않다. 중국의 내수시장이 부진한 데다 중국에 진출한 공장들도 다른 나라로 이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서 선사들의 운임회복 노력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선사들은 올해 들어 운임회복에 어느 해보다 결연한 의지를 보여 왔다. 지난 2010년 상반기 가이드라인 운임제 도입 이후 이렇다 할 운임회복 장치를 마련하지 못했던 터라 선사들의 채산성이 급격히 악화된 까닭이다. 2010년에 도입했던 가이드라인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으로 부산 100달러 광양·울산 160달러였다. 당시 선사들은 석유화학제품(레진)의 호조에 힘입어 가이드라인 운임을 성공적으로 시장에 착근시킬 수 있었다.
올해 설사들은 단계적인 운임 회복 프로그램을 들고 나왔다. 1단계 운임회복 프로젝트였던 유가할증료(BAF) 인상이 상반기 동안 우여곡절 끝에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수입항로 BAF가 160달러에서 190달러 인상됐으며 그동안 BAF 징수가 유명무실했던 수출항로에서도 100달러 폭으로 도입됐다.
상하이항운거래소에 따르면 상하이발 한국행 해상운임은 6월 한달 사이 150달러대에서 190달러대로 상승해 한중 수입항로에서 BAF 인상이 성과를 거뒀음을 엿보게 했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발표하는 운임은 기본운임과 각종 부대할증료를 모두 합한 총액 개념이다.
선사들은 하반기에 2단계 운임회복 프로젝트에 돌입할 예정이다. 2단계는 부대운임 인상이 아닌 기본운임의 직접적인 인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가이드라인운임제 또는 최저운임제(AMR) 방식이다. 한중항로 취항선사들은 오는 30일 중국 칭다오에서 회동을 갖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선사들은 수입항로(중국→한국) 운임 회복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 중국측 사무국은 이날 모임에서 중국측 선사들을 중심으로 운임회복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항선사 한 관계자는 “수입항로 (기본) 운임이 현재 0달러 아래로 내려가 있는 상황이라 운임회복이 시급한 실정”이라며 “부대운임만을 올리는 건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 가이드라인 운임제 등을 도입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만 물동량 약세는 운임회복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한중항로의 물동량은 상반기에 이미 5%대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2분기 이후 한중항로의 주력이라고 할 수 있는 수입물동량 감소폭이 커져 선사들의 표정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5~6월에 수입 물동량이 큰 폭으로 떨어진 뒤 감소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8월은 한중항로의 비수기이기 때문에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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