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OOCL / (아래) CSAV |
●●●지난 4월 대부분의 선사들이 2011년도 회계보고를 한 상태다. 하지만 선사들은 그 결과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드류리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선사들은 약 65억달러의 적자를 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2010년의 218억달러 흑자와 비교해 매우 가파른 추락세다.
이 막대한 적자 규모는 전년 대비 훨씬 높아진 경상비 지출과 과당경쟁으로 인해 화주들만 배불리는 ‘운임 전쟁’ 때문인 것으로 드류리는 분석했다. 여기에 물동량 자체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에 있어 선사들은 싼 운임에 짐을 실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선사의 입장에서 수요 증가는 보통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작년과 같은 경우엔 운임이 워낙 낮다보니 손익분기점 이하 수준의 운임으로 울며 겨자 먹기 식의 서비스 운용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로써 결국 선사들은 ‘본전’도 못 보고 운항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2011년, 대부분 선사 재정 압박 ‘위험’ 수준
드류리는 수년전부터 ‘Z-스코어’라는 수치를 발표하고 있다. 이는 선사들의 금융스트레스지수, 즉 재정 상태가 얼마나 압박(스트레스)을 받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선사들의 실적을 기준으로 분석되는 Z-스코어는 그 수치가 2.99 이상일 때부터 ‘안전’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1.8 이상, 2.99 미만일 경우 ‘중간(그레이존)’으로, 1.8 미만일 경우 ‘위험’한 상태라고 판단한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 크기로 볼 수 있습니다. (출처 : 드류리) |
선사별로 2011년(회계연도) Z-스코어를 살펴보면 가장 재정 상태가 좋은 곳은 OOCL을 산하 기업으로 둔 OOIL이고 가장 좋지 못한 곳은 CSAV인 것으로 나타났다.
OOIL은 2011년과 2010년 각각 2.62, 3.28씩 기록, 수치가 감소하긴 했지만 선사들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OOIL은 조사 대상 선사들 중 유일하게 ‘안전’권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CSAV는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치를 보여 눈에 띈다. 2010년 2.59라는 다소 높은 수치를 보였던 것과 비교해 작년에는 -0.08로 급락해 유동성에 빨간불이 들어왔음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우리나라 기업인 한진해운은 0.73을 기록, 2010년 1.58의 수치를 보인데 비해 다소 감소한 수치를 기록하며 2년 연속 ‘위험’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세계 1위 선사인 AP 묄러-머스크의 경우 2.55를 기록, 2010년에 2.69에 비해 감소한 수치를 보였지만 조사 대상 중 준수한 성적을 거둔 편에 속한다. CMA CGM은 1.66을 기록, 2010년 1.61을 기록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치를 나타냈다. 또 다른 유럽계 선사 중 하나인 하파그로이드는 1.62를 기록, 전년 동기 1.95와 크게 다른 수준은 아니지만 감소한 수치를 띠었다.
중국계 선사들은 모두 1년 새 ‘중간’ 수준에서 ‘위험’ 수준으로 강등됐다. 코스콘의 경우 0.93을 기록, 전년 동기 1.82와 비교해 1포인트 가까이 감소했다. 차이나쉬핑은 1.06을 기록, 2.07을 기록했던 2010년보다 1포인트 넘게 감소한 수치를 보였고 에버그린은 1.64를 기록, 전년 동기 2.53 대비 상당히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NOL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2010년 1.92에서 2011년 1.59로 하락, ‘위험’권에 진입했다.
이 같이 Z-스코어 수치를 종합해 보면 대부분의 선사들(표 중 붉은 표시)은 재정 상태가 ‘위험’한 수준에 도달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Z-스코어 수치만 보더라도 알 수 있듯 선사들의 자금 상태는 2009년부터 이슈화되기 시작했다. 많은 수입·수출업체들이 만에 하나 그들과 계약 관계에 있는 선사들 중 파산하는 곳이 있지 않을까 하는 염려를 했기 때문이다.
2011년의 Z-스코어 결과는 2009년 때 만큼 나쁘지는 않지만 그 때 수준의 불황이 다시 실현될 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 올 초부터 선사들은 의기투합 해 GRI를 속속들이 실시, 상당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부채 심한 선사는 新 자금조달 불가피
하지만 이 같은 일괄운임인상(GRI) 성공에도 드류리는 2009년의 위기 재현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예측하지 않는다. 드류리 관계자는 “부채가 심각한 선사들 가운데서는 디레버리징(부채감축)을 감행해야 하는 곳도 있다. 이는 선사들이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하는 등의 새로운 자금 조달을 하지 않는 한 ‘덩치 키우기’에 열을 올리는 것은 잠잠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이런 상황이 도래한다면 아마도 주주들의 지지는 그 어느 때보다 더 결정적이게 될 것”이라며 “만일 선사들이 주주들을 등에 업고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면 적자를 보는 와중에도 당분간은 보통 수준으로 사업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한편으로 이는 선사들에게 또 다른 압박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선박 계선을 진행하거나 아예 해당 선사로부터 발을 빼겠다는 달갑잖은 주주들이 생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화주들의 관점에서 보면 형편이 어려운 선사를 대상으로 헐값에 운임을 맞추는 걸 지속할 수 없어 화주들에게는 다른 방향으로의 전략 재검토가 요구될 것이다. < 김보람 기자 br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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