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비수기인 2월에 들어서며 호주항로 취항 선사들은 선복을 바짝 줄이는 데 열을 올렸다. 그 결과 운임 수준이 떨어지지 않고 전월 수준을 유지해 나름대로 선방했다.
아시아·오스트레일리아협의협정(AADA)에 따르면 현재 호주항로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평균 700달러를 웃돌며 매월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원래대로 따지면 1300달러 이상씩 운임이 걷혀야 타산이 맞는데, 수 개월간 그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어 호주항로 취항선사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시장이 저조한 2월에 평소와 비슷한 수준의 운임을 지켜냈다는 점을 따지면 완전한 운임회복 실패라고 할 수 없다. 애초부터 AADA 회원사들은 ‘운임 회복’보다는 ‘운임 유지’를 목표로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부터 비수기 운항 프로그램(슬랙 시즌 프로그램)을 시행해온 AADA는 원래 컨소시엄 별로 돌아가며 주당 4천TEU 씩 선복을 빼고 있다. 하지만 1월 5주차부터 2월 말까지는 8천~8400TEU 씩 선복을 빼 강도 높은 선복 조절에 들어갔다. 이 같은 노력이 계획대로 잘 시행돼 그나마 운임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게 AADA 측의 분석이다.
한편 AADA는 3월15일부로 한국발 호주행 운임 회복 프로그램(RR)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인상폭은 TEU 당 300달러, FEU 당 600달러씩이다. 가장 저조한 비수기를 넘긴 시점에서 다시 한 번 RR을 시행, 운임 다지기에 돌입하겠다는 AADA의 의지가 엿보인다.
이와 더불어 반갑지 않은 소식이 또다시 전해졌다. 지난해부터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유류비 상승에 날개를 달듯 미국의 이란 제재까지 더해져 호주항로에서 유류할증료(BAF)가 다시 한 번 인상된다는 것이다. 지난달 AADA 측은 BAF 재 인상에 대한 우려와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는데 그 우려가 실현된 것.
이번 인상은 3월10일부로 시행되는데 인상된 BAF는 TEU 당 675달러, FEU 당 1350달러 씩 부과된다. 이전보다 TEU당 25달러 인상된 것이다. 안 그래도 지난 한 달 내에 두 번이나 BAF가 인상됐는데, 이번 BAF 인상까지 더해지면 이례적인 인상 기록이 세워지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편 지난해 1월과 비교했을 때 올 1월 호주항로의 물동량은 500TEU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011년 1월과 2월에는 각각 6360TEU, 5830TEU 정도씩 실었는데 작년에는 설 연휴가 2월에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에는 그 반대 상황으로 구정 연휴가 1월에 있어 물동량이 5000TEU 대로 떨어진 것이다. 이러한 원리대로라면 2월 물동량은 다시 6000TEU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므로 전체적인 물동량 변동은 크게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12년 2월 현재 기준 AADA 회원선사는 우리나라의 한진해운, 현대상선을 포함해 ANL, 코스코, 머스크라인, MOL, OOCL, 차이나쉬핑, 함부르크수드, 하파그로이드, K라인, MSC, NYK 등 13군데다.
< 김보람 기자 br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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