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항로의 약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중국 설날인 춘제(春節) 연휴 기간이 끝난 이후에도 물동량은 늘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취항선사들에 따르면 2월 한중항로 물동량은 1월과 비슷한 모습이다. 1월 물동량은 신정과 중국 춘제 연휴의 여파로 두 자릿수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말 전통적인 밀어내기 물량 효과를 보지 못한 까닭에 다음달로 이월된 물량도 없었다. 일부 선사는 20% 이상의 물량 감소가 발생했다고 하소연했다.
선사들은 2월 들어서도 1월에 꺾인 시황이 좀체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한숨을 짓고 있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2월 들어 물동량이 점차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여전히 약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춘제 연휴 이후 반짝 늘었던 물량은 금세 하락했다.
작년 대비 두자릿수 하락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물동량 약세로 서비스를 잠시 중단한 선사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약세시황이 이어지자 선사들은 운임회복에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원양선사들이 대대적인 운임인상 공습을 예고하고 있는 것과는 사뭇 상반된 모습이다. 현재 수출항로 운임은 0달러대를 향해 치닫고 있다. 할증료를 받지 못하는 수출항로 특성상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0달러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지만 이 역시 중국 선사들의 덤핑 경쟁에 치여 흔들리는 모습이다.
수입항로 운임은 그나마 할증료를 통해 200달러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수입항로에서 부과되고 있는 할증료는 TEU 기준으로 BAF 160달러 CIC 100달러 CAF 30달러 정도다. 상하이항운교역소에 따르면 상하이발 부산행 운임은 2월10일 174달러에서 2월17일 159달러로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물동량과 운임의 쌍끌이 하락으로 채산성 악화가 심각해지자 선사들은 공동운항 도입을 통한 항로 안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일항로와 마찬가지로 선사 그룹별로 서비스를 재편해 선복을 감축하는 한편 선박운항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의도다. 현재 공동운항 논의는 국적선사 사이에서만 이뤄지고 있다. 중국선사들이 참여하지 않고 있는데다 국적선사 일부에서도 공동운항에 호의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일부 선사들은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서 지난 2003년 마련한 선박투입 내규대로 항로가 운영되고 있는지 감시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황정협 내규는 1개 항로당 선박규모를 최대 650TEU로, 주간 운항횟수를 1회로 제한하고 있다. 또 항권을 획득한지 6개월이 지날 경우 자격을 자동으로 잃게되며 항권의 양도도 금지돼 있다. 선사들이 내규를 철저히 지킨다면 고질적인 선복과잉이 다소 해소될 수 있다는 의견이 해운업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편 한진해운은 지난 2일 경인항 인천터미널에서 경인항과 중국 칭다오항을 잇는 컨테이너선 항로를 첫 취항했다. 투입선박인 215TEU급 선박 <한서>(han se)호는 매주 목요일 한차례씩 경인항을 출발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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