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파그로이드의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컨테이너선 시장에서의 부진이 원인이 됐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으로 꼽히는 무디스인베스터스서비스(이하 무디스)가 하파그로이드의 신용등급을 B1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로 하향 조정됐다. 이에 더해 무디스는 하파그로이드의 부채율이 9억5천만달러에 달하는 것을 감안해 무보증회사채 신용등급을 B3로 평가했다.
이번에 무디스가 지정한 하파그로이드의 신용등급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이하 S&P)가 지난 9월 지정한 신용등급과 유사하다
무디스의 애널리스트 마르코 비틀리는 “하파그로이드는 선복과잉과 운임 악화로 인해 경쟁이 치열했던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고초를 겪었다. 물동량은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시장 점유율을 넓히는 데 압박이 가해졌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로 인해 올 1~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훨씬 뒤쳐져 신용등급이 이처럼 조정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편으로 무디스는 하파그로이드의 강력한 비즈니스 모델과 탄탄한 시장점유율, 유연한 비용구조를 높이 샀다. 특히 하파그로이드의 자산유동성을 ‘적절하다(adequate)’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에 무디스는 “적절한 자산유동성은 안정성을 유지케 하고 부분적으로나마 하파그로이드의 빈약한 신용 매트릭스를 완화시킬 수도 있다”고 언급했지만 한편으로는 “예상되는 2012년 시장 상황에 비춰봤을 때 하파그로이드의 신용등급이 크게 개선될 여지가 없기 때문에 현 B1 등급에서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라는 회의적인 입장을 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무디스는 “빈약한 수요는 활발한 선박 운용을 끌어내지 못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년에 인도를 앞둔 대형 선박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수급 균형은 더욱 깨지게 될 것”이라며 2012년 컨테이너선 시황을 어둡게 내다봤다.
하파그로이드의 1~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순이익은 지난해 5억2502만2천달러에 달했었지만 올해엔 -3089만1천달러까지 폭락, 적자 전환했다.
영업이익도 6억6236만3천달러에서 4466만6천달러로 미끄러져 93.2%나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그나마 매출액의 하락폭은 크지 않다. 하파그로이드의 올해 누적 매출액은 60억2291만5천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62억4477만3천달러에 비해 3.5% 감소한 수치에 머물렀다. < 김보람 기자 brkim@ksg.co.kr >
많이 본 기사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