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럽(구주)항로는 운임수준에 있어선 최악의 한해를 보낸 것 같다. 유럽항로 취항 유수선사들이 경쟁적으로 1만TEU급 컨테이너선박을 유럽항로에 앞다퉈 투입하면서 운임이 추락한 것이다.
시황이 악화되자 대형선사들은 치킨게임이나 하듯 고육책을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 정기선사인 머스크라인이 수십척의 1만TEU급 선대를 앞세워 획기적인 유럽항로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머스크는 지난 10월부터 아시아-유럽항로에서 ‘데일리 머스크’라 칭하는 서비스를 개시했다.
선적지의 컨테이너 화물 반입일부터 하역지의 인도 가능일까지 총일수를 보증하는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다. 데일리 머스크 서비스 총공세는 대형선사는 물론이고 중소형 선사들에게는 매우 위협적인 것으로서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1월 말 세계 2위 정기선사인 MSC와 세계 3위선사인 CMA CGM이 데일리 머스크 서비스에 대응해 제휴를 선언하며 내년 봄 이후의 서비스 개편을 발표. 향후 유럽항로의 향배가 주목되고 있다. 머스크라인과 MSC· CMA CGM 등 상위 2개 그룹의 유럽항로에 차지하는 선복량 점유율은 50%에 달해 과점화 체제가 출현하기 때문에 경쟁이 극심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선사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중국발 북유럽행 컨테이너 스팟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당 500달러 전후로 연초에 비해 절반 이하로 하락해 이미 계선 포인트를 넘는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아무리 슬롯 비용이 저렴해도 아시아에서 북유럽까지 해상 운임이 아시아 역내 항로와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경우 도저히 채산성은 맞지 않는다고 보면 될 것이다.
반면 MSC와 CMA CGM의 제휴가 결과적으로 시황 반전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는 관계자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정창훈 편집국장 chjeong@ksg.co.kr >많이 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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