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24 13:00

컬러로 만나는 1954년 한국

6.25 직후 한국 모습 사진집으로 출간

1954년서울시청사진
1954년서울시청사진
●●●지난해 6.25 직후 한국 전역의 모습을 생생한 칼라사진으로 촬영해 제공해 화제를 일으켰던 클리포드 L. 스트로버스의 ‘컬러로 만나는 1954 KOREA’가 용두산공원의 부산타워 및 ㈜두모문화산업의 강석환 대표이사(청강 상무이사)의 각고의 노력으로 책으로 출간됐다.

이 사진책이 나오게 된 계기는 스트로버스씨가 그의 외손자와 함께(통역안내원동반) 지난 해 6월 부산 용두산공원 부산타워를 찾게 되면서부터다. 1953년 당시 부산 용두산에서 주변 충무동에 미 제44공병부대가 주둔하고 있었고 이 부대에 스트로버스씨는 1953년11월부터 1954년12월까지 근무하였다. 스트로버스씨는 자신의 부대와 부산의 곳곳, 인근 지역과 서울, 온양, 대구, 경주, 창녕, 진해 등지를 다니며 그 모습을 당시로서는 보기 드문 컬러사진으로 담았다.

그로부터 57년 후 2010년 6월, 비약적인 경제성장으로 선진국의 대열에 막 들어선 대한민국이 당시 해외 참전용사들을 감사의 의미로 초청하였다. 스트로버스씨는 서울에서 개최된 '한국전쟁60주년기념행사'에 참석 후 그의 손자와 함께 부산을 방문하여 과거 자신이 근무하던 곳을 찾아보기 위해 용두산 부산타워를 찾았다. 부산타워에 근무하는 관계자들의 친절한 안내와 한국을 도와준 것에 대한 부산타워 관계자들의 감사의 표시로 입장료를 환불해준 것이 인연이 되어 스트로버스씨는 자신이 57년 전에 촬영하였던 사진과 사진들이 담긴 CD를 부산타워에 증정하였다.

50년대 한국과 부산의 모습이 담긴 생생한 컬러사진들이 지역언론(부산일보 2010.7.13)의 대서특필을 통해 지역에 알려졌고 부산타워는 용두산 부산타워 전시관에서 스트로버스 사진 전시회를 작년 7월에 개최하였다. 또한 전시회 사진을 관람한 시민들의 사진책 제작 요청에 따라 부산타워는 스트로버스씨와 이메일과 항공우편을 통한 의견교환 끝에 금번 사진책으로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 한다.

지난 2010년 7월 스트로버스씨 사진전 개막식
지난 2010년 7월 스트로버스씨 사진전 개막식

스트로버스씨 내외와 (주)두모문화산업의 강석환 대표
스트로버스씨 내외와 (주)두모문화산업의 강석환 대표

강석환 대표는 이번에 출간되는 이 사진 책이 1954년 6.25전쟁직후의 한국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역사 자료 책이므로 가급적 누락되지 않게 충실히 수록하였다고 한다.

스트로버스씨는 1953년 1월 미육군에 입대하여 동년 10월 워싱턴주 시애틀로 가서 수송선박을 타고 일본 동경을 거쳐 나가사키 사세보항을 경유, 1953년 11월 한국 부산항에 도착하였다. 한국전쟁 직후 한국의 전반적인 사회경제 기반 시설의 재구축 임무를 부여 받아 부산 충무동의 44공병부대에 배속되었고 부대 배치된 지 얼마 되지 않아 1953년 11월에 발생한 구 부산역전 대화재 사고를 목격하였고 화재직후의 참혹한 모습을 흑백사진으로 담았다.

또 1954년의 부산항 사진을 보면 1, 2, 중앙, 3, 4부두 전경이 나와 부산항의 괄목상대한 발전상을 볼 수 있다. 항만물류산업에 종사하는 많은 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는 사진이기도 하다. (얼마 후 1954년 초부터 코닥필름을 사용하는 35mm Argus C3 카메라를 사용 할 수 있었다고 한다.)

1954년 부산항 전경. 우측으로부터 1,2,중앙,4부두가 보인다
1954년 부산항 전경. 우측으로부터 1,2,중앙,4부두가 보인다

1954년을 배경으로 수록된 사진은 부산의 부대주변(1월) 유엔묘지,부산항 부두, 범어사, 엄광산(2월) 황령산, 충무동, 남포동, 범어사(3월) 진해, 창녕, 농촌마을(4월) 대구, 경주, 고아원 준공식(5월) 자갈치, 국제시장, 부산송도해수욕장(4~5월) 대구공항에서 일본 동경 출장, 동경 곳곳의 당시 모습(5월) 울주 언양 석남사 성당(5월) 서울 여의도, 남대문, 청와대입구, 경복궁내, 서울역, 시청(7월) 범어사, 남포동거리(9월) 메리놀 기공식과 휘트컴장군(11월) 등이다.

그리고 가족과 재회로 이어지는 1년간의 스트로버스씨 한국여행은 이방인의 눈으로 본 한국전쟁 직후의 고단하지만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삶을 살아가는 한국과 한국인의 모습을 생생한 컬러 사진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스트로버스씨가 소속된 44공병부대는 부산미군수기지사령부의 예하부대였던 것으로 보여진다.

스트로버스씨는 당시 군수기지사령관이던 리차드 휘트컴 장군의 모습을 여러 장면 촬영하였다. 한국전쟁 후 전역하여 이승만 대통령의 정치고문으로서 아이젠하워, 밴플리트 대장등과 한미재단설립을 주도하고 한국의 재건을 위해 여러 역할을 하였고 지금은 부산유엔기념공원에 영면하고 있는 휘트컴장군의 모습을 생생한 사진으로 볼 수  있다.

사진 책은 1. 1954년 한국인의 모습, 2. 1954년 한국의 모습 순서로 게재돼 있고 개별 사진의 제목은 스트로버스씨가 당시에 정확히 알지 못하였던 지명이나 건물들은 편집자가 확인 할 수 있는 내용으로 현재의 지명과 이름으로 실려 있다. 강석환 대표는 사진  촬영후  거의 57년이 지난 옛 사진속 촬영지를 직접찾아 사진을 촬영하여 과거와 오늘날 눈부시게 발전한 우리나라 곳곳의 장소를 비교하여 볼 수 있도록 노고도 아끼지 않았다. 당시 전쟁으로 황폐해진 우리나라 산과 들과 특히 부산항  및 주변 지역의 옛 풍경을 오늘과 비교하여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책은 어려운 그 당시를 겪었던 부모님들, 특히 부산 등 지에서 피난생활을 하였던 어르신들에게 너무나 좋은 추억의 효도 선물이 될 것이 틀림없다.

또한 번영한 오늘의 모습 밖에 기억이 없는 한국의 미래 세대들에게 1950년대의 앞서간 세대의 생활 모습을 알려줄 살아있는 좋은 교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쟁의 상처로 많은 이들이 고통 받고 있을 때 그들의 순고한 희생과 봉사로 우리나라는 상처를 극복하고 오늘날의 선진국의 반열에 들 수 있었다며 그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며, 아픈 과거를 통해 희망찬 미래를 설계하는 좋은 지침서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강석환 대표는 출판 소감을 밝혔다.  < 부산=김진우 기자 eaglekjw@yahoo.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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