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가 발효되면 한국산 제품 수입을 늘릴 것이라는 미국 대형 바이어들의 구체적인 반응이 나왔다. 코트라가 연 매출 1억달러 이상의 17개 미국 대형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긴급 인터뷰한 결과, 16개사가 한국산 구매를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기업은 산업별로 자동차부품 8개사, 섬유? 의류 3개사, 항공기부품 2개사, 전자부품 2개사, 기타 2개사 등으로 구성됐다.
관세철폐로 한국산 구매 확대 계획
미국 최대 대형트럭 생산업체인 나비스타(Navista) 소싱 담당자는 "한미 FTA를 계기로 한국산 제품 구매 비중이 확대될 것"이라며, "한국은 지적 재산권이 엄격히 보호되고 있어 기술 공동 개발 및 기술 이전 등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국가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1위 모터사이클 제조업체인 할리데이비슨 글로벌 소싱 담당자도 "모터사이클 부품은 가격 이외에도 품질과 안전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한국산 부품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는 중"이라고 평가하며, "아직까지는 구입하지는 않고 있지만, 한미 FTA 발효 대비 경쟁력 있는 부품업체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했다.
고급 의류 브랜드의 대명사인 알마니익스체인지 소싱 담당자는 "한국산 제품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합성(synthetic) 섬유의 경우 1달러 차이만으로도 수입선을 전환할 만큼 가격이 구매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한미 FTA 발효로 관세가 철폐됨에 따라 한국산 구매가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미 지역에만 29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유명 의류 브랜드 B사도 "한미 FTA 발효 이후 한국으로 수입선을 대폭 전환할 예정이며, 한국에서의 생산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기업과 협력 확대
이미 관세가 철폐된 품목 바이어는 양국간 교역 확대에 따른 한국기업과의 협력 기회 확대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세계 최대 항공기 생산업체인 보잉사 사업개발 담당자는 "항공기부품은 이미 무관세로 관세 철폐효과는 미미하나, 한미 FTA를 계기로 미국 기업과 한국 기업 간 협력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한국산 부품 구매도 자연스레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7위 반도체 장비제조업체인 노벨러스(Novellus) 공급망 매니저도 "2011년 일본 대지진 여파로 이제까지 일본에 집중되었던 협력업체들을 한국과 동아시아 지역으로 분산하는 과정에 있다"며, "한미 FTA 발효가 협력업체 선정시, 한국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내 3번째로 큰 이동통신사업자 스프린트 소싱 담당자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이동통신분야에서는 통신 기기와 부품 수요가 많다"며 "무선통신기기 부품은 이미 무관세이지만, 기술협력수요를 바탕으로 한국산은 미국시장에서 경쟁국 대비 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윤재천 코트라 지역조사처장은 "미국 대형바이어들 사이에서 한미 FTA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우호적인 수출 환경을 십분 활용할 수 있도록 현지 바이어들을 상대로 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코트라는 FTA 수혜 효과를 조기에 극대화하기 위해 발효초기부터 국내 제품을 홍보하는 마케팅 행사를 집중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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