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앞두고 우체국의 추석 선물 배달을 미끼로 한 전화사
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얼마전 직장인 김모씨는 “최근 우체국이라고 하면서 수취인이 없
어 추석 택배가 반송됐다는 ARS(자동응답)전화를 받았다”면서 “주민등록번호와 신
용카드번호를 입력하라고 해 이상하게 여겨 우체국콜센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우
정사업본부 조사 결과 이는 우체국을 사칭해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보이스 피싱 사기
범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70대 노인 박씨는 “중앙우체국 직원이라는 남자가 ‘설 선물
이 계속 반송되고 있으니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말하라’는 전화를 받았다”며 “노
인정에 붙여 놓은 전화사기 포스터가 생각나 아무래도 보이스 피싱인 것 같아 그냥
끊었다”고 말했다.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에는 최근 이 같은 피해 사례가 연일 접수
되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 사례를 보면, 추석을 앞두고 우편물이 반송돼 폐기될 예정이
라며 접근한 다음, 상담원을 연결하면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 같다고 속여 신원확인
을 위해 이름과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등을 물어 개인정보를 빼가고 있는 경우가
있다.
또 전화사기범들은 우체국을 가장해 신용카드가 반송됐다며 전화
를 건 후 상대가 신용카드를 신청한 적이 없다고 하면 ‘카드가 범죄에 이용됐으니
안전한 계좌로 이체해야 한다’고 속여 이를 믿고 돈을 이체하면 즉시 인출하고 있
다.
한편, 최근에는 사기범들이 한국말이 어눌한 조선족 말투를 쓰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구별이 더욱 쉽지 않다.
우정사업본부는 평소 한 달 평균 1만 건 수준이었던 전화사기 피
해 민원 건수가 9월에는 훨씬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올 8월까지 보이스 피싱 지급 정지 등록
계좌는 3,000건이며, 금액은 109억 원에 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정사업본부는 이에 따라 추석을 앞두고 선물 배달 등을 미끼로
한 전화사기를 막기 위해 보이스 피싱 피해 예방 활동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특히
사기를 당하기 쉬운 노인들을 대상으로 노인정과 마을회관 등을 방문해 사기수법과
피해 예방요령을 적극 알리기로 했다.
남궁 민 본부장은 “추석을 앞두고 선물이 많이 오고가는 점을 이
용해 전화 사기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체국에서는 ARS로 안내
를 하지 않고 주민등록번호나 카드번호 같은 개인정보도 절대 묻지 않는다”며 주의
를 당부했다.<배종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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