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01-09 17:11
해운업계를 비롯한 운송업계에 불어닥친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고 있으나 본래 구조조정 의미를 무색케 하는 부정적인 면이 비쳐지고 있어
문제다.
고비용 저효율의 고질적인 병폐를 뜯어 고쳐 IMF한파를 이겨내고 목전에 있
는 21세기를 슬기롭게 대비하는 데 주목적을 두었던 기업의 구조조정은 합
리적인 기준조차 잡지 못한 채 인원을 감축하고 임금을 삭감하는 쪽에서 이
뤄지는 사례가 쉽게 눈에 띄어 오히려 이러한 구조조정이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생산성을 답보케 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예감이 든다.
실제로 구조조정이 끝난 某그룹 계열 운송회사의 경우 임원급을 종전보다 1
/5수준으로 줄이고 조직을 슬림화하면서 지난해 예상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
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아직까지 직원들의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는 등
어떻게 보면 직원들의 희생만을 요구하는 구조조정이 되고 만 셈이다. 성공
적인 구조조정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물적, 정신적 고통을 분담한 직원들에
게 대가성이라고 하면 뭐하지만 최소한 구조조정이전의 복지후생은 보장해
야 된다.
그래야만 구조조정의 의미가 퇴색하지 않고 생산성을 올리면서 경쟁력있는
회사로 다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것이다.
일반 회사 뿐아니라 연구소도 연봉제 도입등으로 살벌한 얼름판을 걷는 것
만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해양수산개발원의 경우 오는 10일까지 연
봉제 작업을 마치면서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이 있을 것으로 전
해지고 있다. 이미 관리직에 대한 구조조정이 끝난 상태라서 다소 담담하기
는 하지만 연구활동에 전념해야 할 연구원(硏究員)들은 사실 일이 손에 잡
히지 않는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연구소의 구조조정은 자칫 연구활동을 위축시킬 수도 있어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물론 자질이 약한 연구원들의 경우 연봉제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으나 이러한 구조조정 단계가 연구소를 연구용역회사로 만드
는 우를 범하는 과정이 되어선 안된다는 지적들이 많은 것이다.
연구원들 역시 예산등의 지원이 크게 줄어든 상태에서 연구소를 제대로 이
끌어 가려는 좋은 의미의 구조조정에 대해선 고통분담차원에서 동참해야 할
것이다.
항만업계에선 구조조정이 일찌감치 시작돼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으나
생산성은 크게 향상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항운노조의
입김이 터미널업계의 구조조정에 상당한 걸림돌로 나타나고 있어 정부측의
이에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항만운영이 민영화되고 하역작업이 자동화, 기계화되는 과정에서 항만노무
자의 상용화 문제는 구조조정차원을 넘어 생존전략차원에서 화급하다는 업
계 관계자들이나 전문가들의 지적이고 보면 이 문제는 업계나 항운노조 뿐
아니라 정부가 직접 개입하여 확고한 정책방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는 것이
다.
평택항이 지난 97년말 완공된이후에도 가동되지 못하고 일반부두 3선석이
방치된 것도 노조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이 주원인이었던 것을 보더라도
해운항만업계의 가장 큰 구조조정 대상은 항운노조의 상용화 문제로 귀착된
다.
아무튼 해운업계가 구조조정을 통해 전향적인 방향으로 경영이 이루어지고
경쟁력이 향상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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