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10 13:26
논단/ 액상화물질의 해상운송에 관한 중재판정사례 소개
정해덕 법무법인 화우 파트너변호사/법학박사
■ 운송허용수분치(Transportable Moisture Limit; “TML”) 및 관련법규의 효력을 중심으로
1. 사건개요 및 사실관계
가. 사건개요
대한상사중재원은 2010. 11. 19. 액상화물질(Cargoes which may liquefy)의 해상운송분쟁에 관한 선주와 용선주간의 중재 제09111-0145호 사건에 관하여 중재판정을 하였다.
본 사건은 피신청인 회사가 뉴칼레도니아로부터 수입하는 액상화물질인 니켈광석(Nickel Ore)에 대한 해상운송을 신청인 회사에 의뢰하였는데, 위 화물이 해상운송에 적합한지, 운송허용수분치(Transportable Moisture Limit; “TML” 우리나라 선박안전법 등 관련법은 운송허용수분치, 운송허용수분값으로 그 용어를 혼용하고 있다)를 초과하였는지 여부 등에 다툼이 생겨 선적을 하지 못하게 되어 신청인 회사가 용선계약을 해지하고 이로 인한 일실수익손해 및 체선료를 피신청인 회사에 청구한 건이다.
나. 사실관계
(1) 중재판정에 나타난 기초적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신청인은 해상운송업에 종사하는 해운회사이고, 피신청인은 니켈광석 등의 수입, 가공, 판매업 등에 종사하는 회사이다.
피신청인은 2008. 3. 24. 프랑스령 뉴칼레도니아에 본사를 둔 Nickel Mining Company(“NMC”, 아래에서는 “공급자” 또는 “송하인”으로 약칭한다)로부터 수분함량 30% 미만의 니켈광석(Nickel Ore)을 30년간 지속적으로 구매하기로 하는 계약(아래에서는 “구매계약서”로 약칭한다)을 체결하고, 위 계약에 따르는 2009. 4.분 구매량에 대하여 해상운송을 위한 입찰안내서를 통하여 입찰에 붙인 끝에 신청인 회사를 낙찰자로 정하여 2009. 4. 29. 신청인과의 사이에서 운송할 화물(아래에서는 “이 사건 화물”로 약칭한다)은 니켈광석 33,000입방톤±10%로, 선적항은 뉴칼레도니아의 포야항(Poya, 아래에서는 “선적항”으로 약칭한다)으로, 목적항은 대한민국의 광양항으로, 정박기간기산일 및 용선계약 취소기한(Lay/Can)은 2009. 5. 24. 및 5. 31.로, 운임은 입방톤(아래에서는 “MT”로 표기한다)당 미화 21.25달러로, 선적속도는 우천일을 제외하고 토요일과 공휴일을 포함하여 하루당 6,500입방톤으로, 작업시간은 12시간으로, 체선료는 하루당 미화 5,000달러로 하는 내용의 항해용선계약(아래에서는 “용선계약”이라 약칭한다)을 체결하면서 구매계약서와 입찰안내서상의 계약조건을 용선계약의 일부로 편입하기로 하며, 용선계약의 당사자간에 용선계약과 관련하여 분쟁이 발생할 경우 이를 대한상사중재원에서의 중재를 통하여 해결하되, 준거법은 대한민국법으로 하기로 약정하였다.
신청인 회사는 2009. 5. 4. 화물을 운송할 선박으로 바하마 선적의 아포스톨로스 2호(M.V. Apostolos II, 아래에서는 “본선”으로 약칭한다)를 지정하여 피신청인에게 통보하고 피신청인은 공급자의 내락을 거쳐 2009. 5. 6. 신청인에게 그 승인을 통보했다. 본선이 2009. 5. 21. 선적항에 도착하여 닻을 내리고 현지시각 12시에 공급자에게 선적준비완료 통지서(Notice of Readiness, NOR)를 발송하였으며, 공급자는 5. 22. 현지시각 12:25 이를 수령함에 따라 5. 24. 00:01부터 정박기간(lay time)이 개시되었으며, 본선의 선장이 상륙하여 본선이 정박한 인근에 지붕이나 벽 등의 시설 없이 야적되어 있는 화물을 육안으로 점검하고 나서 화물의 수분함량이 해상운송에 있어 인명과 선박의 안전을 위하여 국제규범이 정하는 운송허용수분값(Transportable Moisture Limit, 아래에서는 “TML”로 약칭한다)을 초과함을 이유로 선적을 거부함에 따라 선장과 신청인을 한쪽으로 하고 공급자와 피신청인을 다른 한쪽으로 하여 수분함량의 측정을 위한 시료채취방법 및 검정기관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던 끝에 6. 17.에 이르러 신청인이 피신청인에게 이 사건 용선계약의 해지를 통보하고 위 선박은 6. 19. 선적항을 떠났다.
(2) 한편, 중재판정이 설시한 이 사건 용선계약해지의 경위는 다음과 같다.
본선이 선적항에 도착하여 선적준비완료통보서를 공급자에게 보내자 공급자는 2005. 5. 20.자로 된, 공급자의 실험실에서 검정한 결과에 터잡아 FMP(Flow Moisture Point, 유동분수값)는 27.7%, TML은 24.9%이며, 총수분함량은 20 내지 22%로서 결국 TML범위 내에 든다는 취지의 검정증명서를 발급하여 선장에게 교부하였는바, 동 검정서에서는 그 검정이 시료채취일로부터 7일 이내에 행하여졌고, IMO의 BC코드가 정하는 규정을 다소간 번안하여 만든(“…adapted from…”)절차에 따라 행해졌음을 증명한다고 기재하고 있으며, 그 시료의 채취과정이나 분석방법 등에 관하여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고 있지 않다.
그런데 본선이 선적항에 도착한 다음날 선장이 상륙하여 이 사건 화물의 야적장으로 가서 화물의 상태를 점검한바 너무 젖어있다고 판단된다는 이유로 5. 24. 화물의 수분이 선적허용치를 초과하지 않는지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화물을 공동으로 검정하자고 공급자측에 협조를 요청하였으나, 같은 날 공급자는 선장측의 시료채취방법(sampling)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그 방문을 거절하였고, 본선의 선장은 다시 5. 27. 공급자에게 화물위에 방수포를 덮어달라고 요청하였으며, 이에 대하여 공급자측에서는 화물이 젖은 상태에 있음을 인정하면서 화물이 마를 때까지 기다려 5. 30.부터 선적을 개시하자고 제의하는 한편 공급자로서는 선장이 요청하는 대로 화물의 검정에 협조할 용의가 있으니 검정에 나설 전문가의 신원을 알려달라고 요청하였다.
5. 28. 신청인이 의뢰한 감정인 댄 뤼드(Dan Read)가 도착함에 따라 신청인측은 5. 29.부터 6. 6.까지의 사이에 일방적으로 검정을 행하였고, 신청인이 6. 1. 및 6. 3.~5. 피신청인에게 공동검정을 통하여 화물의 선적가능성 유무를 확인하자며 거듭 협조를 요청하였으나 피신청인은 시료채취방법에 관한 불만을 표시하면서 이에 불응하였고, 6. 3. 원선주측에서 켄 그랜트(Ken Grant)와 신청인측에서 댄 뤼드(Dan Read) 등 두 사람의 전문가가 주도하는 가운데 야적장에서 아래에서 보는 BC코드가 정하는 바에 따라 견본을 채취하여 그 채취한 시료를 공급자의 실험실(을제1호증 분석증명서를 작성한 부서)에 의뢰하여 그곳에서 수분함량에 대한 분석 작업을 거친 결과 모두 기왕에 공급자가 제출한 자체의 분석증명서에 나타나는 TML수치를 초과함이 밝혀졌으며, 여기서 두 감정인 모두가 수분함량의 TML초과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기준으로 삼은 TML수치는 공급자가 자체의 실험실에서 행한 기왕 분석결과를 그대로 따랐다. <계속>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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