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15 16:41
철강가격 인상, 韓·中 조선업 새 전환점 될 듯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철강가격 인상이 한국과 중국 조선소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원가 상승압박이라는 동일한 숙제를 풀어야 할 양국 조선사들은 건조능력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14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안으로 철강가격이 연초대비 66% 가량 오를 것”이라며 “이 같은 증가세는 지난 70년 동안에 한 번 정도 있을까 말까 한 급등세”라고 밝혔다.
철강제품의 가격 상승도 불가피할 것으로 이 기관은 전망했다. 클락슨은 “조선소들이 후판가격 상승 압력을 받게 되면 이 부담을 선주들에게 전가시키려고 할 것”이라며 “재정적으로 어려운 선주들은 원가상승 부담을 회피하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글로벌 조선사들이 채산성 악화로 자금난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조선 1·2위를 다투는 한국과 중국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철강가격 인상이 조선업계에 악재로만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가상승부담으로 선박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한 선주들이 신조선 발주를 서두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석제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철강가격의 인상은 기존의 수주 잔고에 대한 수익성을 악화시킨다”면서도 “철강가격의 인상은 선가의 인상으로 이어지고, 가격 인하를 기대하는 선주들을 움직여 발주로 나타나게 된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에게는 수주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건조능력이 우수한 국내 업체들은 원가상승 비용도 가동률을 높여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다.
반면 국내 업체들에 비해 건조능력이 뒤떨어진 중국 업체들에게는 철강가격 상승이 현금 고갈과 수익성이 악화를 초래할 가능이 높다.
특히 최근 2년 동안 저가 수주로 물량을 확보한 중국 조선소들이 철강가격 상승으로 건조비용이 가중되면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구잡이식 수주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중국 업체들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벌크선 발주 전망이 밝지 않은 점도 한국과 중국 조선업 격차를 더욱 늘릴 전망이다.
이석제 애널리스트는 “벌크선의 선복량 대비 수주량은 58%로 다른 선종에 비해 2~5배의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신규 수주의 여력도 적을 뿐더러 선주가 제때에 인수해 갈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중국 조선소들은 이번 철강가격 인상으로 지난 2008년보다 큰 타격을 반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과도한 지원으로 추가 지원능력이 고갈된 상태여서, 중국 조선업은 구조조정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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