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컨테이너선 시장은 12개의 선사만이 살아남는 합종연횡이 가속화될 것으로 본다.”
지난 2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개최된 1만3100TEU급 컨테이너선 명명식에 참석코자 한국을 방문한 독일 선주사 리크머스 그룹의 버트람 리크머스 회장은 향후 컨테이너선 시장을 이렇게 전망했다. 그는 “컨테이너 시장의 회복은 향후 3~4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확신한다”면서도 “하지만 시장 통합(consolidation)은 피할 수 없는 것으로, 이미 (시장에서) 시작됐다”고 공언했다.
리크머스는 현재 정기선 시장의 서비스 제공자가 너무 많다고 전제하고 폭 넓은 합병과정이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18곳의 메이저 정기선사와 수백 곳의 선주사들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는 건강하지 않다.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연스런 통합이 선사들을 위해서나 양질의 서비스, 시장 환경을 위해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는 또 “예상되는 장래에 금융 문제로 많은 선주사들이 여신한도를 차단당하고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라며 “시장이 정리될 경우 투기성 발주가 시장, 특히 KG펀드(독일 선박펀드)에서 더 이상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란 점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연장선상에서 리크머스는 운항선사로서 컨테이너선 시장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컨테이너선은 항만터미널 확보, 컨테이너 장비 운용, 화주와의 관계 등 많은 투자가 필요해 신생선사가 살아남기 매우 어려운 구조”라며 “브레이크벌크선 (운항)사업에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리크머스는 정기선 시장의 회복에 저속운항(슬로 스티밍)이 효자노릇을 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슬로 스티밍을 통해 수급을 조절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선사들의 수익 개선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신조 대형선들이 아시아-유럽항로에 취항하게 되면 다시 시장이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6개월 또는 1년 전에 비해 미국과 유럽, 아시아 역내 시장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슬로 스티밍으로 9척의 취항선박이 12척으로 취항하게 돼 (선박량이) 30% 이상 늘어나도 시장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기존 24노트로 운항할 경우 선박 1척이 하루 소비하는 연료는 300t이지만 16노트로 운항할 경우 100t 밖에 되지 않아 하루 8만달러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더 많은 선박을 용선하고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크머스는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건조하고 있는 신조선 8척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그는 “현대중공업에 발주한 선박 외에 중국에서도 8척의 선박을 짓고 있다”며 “8척 중 2만4천t(재화중량톤)급 다목적선 4척은 리크머스 리니에가 직접 운항하고 나머지 3만t급 선박은 현대상선에 용선했다”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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