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30 10:18
中·대만 ECFA, 대중 수출 빨간불
대만기업과 협력모델 발굴로 대응
중국과 대만 간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 경제협력을 주 내용으로 하는 해협양안 경제협력 기본협정(ECFA)이 29일 중국 충칭에서 체결됐다.
이 협정은 서문과 5장 16조 및 5개 부속문건으로 구성됐으며 명목상으로는 자유무역협정(FTA)이 아니지만 실제로는 홍콩과 중국간 체결한 CEPA(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보다 높은 수준으로 FTA에 가깝다.
협상 과정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된 부분은 중국과 대만 양측이 각각 조기수확 리스트에 어느 정도의 품목을 포함할 것인지였다. 양측은 23~24일 이틀간 타이베이에서 개최된 예비회의에서 총 806개 품목을 조기 수확대상 품목으로 합의했다. 개방품목 수는 중국 539개, 대만 267개다.
지난해 대만의 대(對) 중국 수출액은 837억달러, 중국의 평균 수입 관세율은 9%이며, 수입액은 256억달러, 대만의 평균 수입 관세율은 4%를 기록하고 있다. ECFA 체결로 대만이 누리는 관세인하 효과가 더욱 커져 대만 산업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대만측 협상 원칙에 따라 농업이나 경쟁력이 취약한 산업은 개방 폭이 매우 제한적인데다 관세율도 점진적으로 인하할 계획이어서 본격적인 효과가 나타나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협상 체결 이후에도 대만 입법원의 심의·비준 절차 등이 남아 있기도 하다.
하지만 협정 체결로 대만이 중국시장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수 있게 된데다 중국자본 유치로 글로벌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OEM(주문자 상표부착생산) 국가의 멍에를 벗어버리고 글로벌 브랜드를 키울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됐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대만기업들은 에이서 아수스 HTC 등 IT를 중심으로 자체 브랜드 론칭에 성공한 사례를 보여줬다. 나아가 태양광 자동차 등 그동안 협소한 자국내 시장 여건으로 성장 못했던 사업에도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게 돼 한국 기업의 경쟁상대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또 중국시장에서 한국은 2대 수입국이지만 2%포인트내 차이로 대만의 추격을 받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50대 대중 수출품목 중 석유화학이나 기계 방직 등 30여개가 대만과 경합관계를 보이고 있어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코트라 관계자는 우리 기업들이 대만기업과 협력을 통해 중국시장을 공동 진출하거나, 분야별로 대만의 경쟁기업과의 상호지분투자, 합작기업 설립 등 새로운 협력모델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브랜드 기술 등 비가격 경쟁력을 강화해 중국 및 대만기업과 차별화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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