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27 14:55

호주항로/호주 경제 뒷받침 시황 ‘맑음’

운임은 전달 대비 약보합세
호주항로는 호주 경제의 활황을 등에 업고 맑은 날씨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선복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화물 유치가 원활히 진행되고 있어 선사들에게 힘이 되고 있다.

아시아·오스트레일리아협의협정(AADA)에 따르면 4월 한국-호주 수출항로 물동량은 20피트 컨테이너(TEU) 5150개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의 4520TEU에 비해 13.9% 늘어났다. 1~4월 누적 물동량은 1만9800TEU로, 1년 전의 1만7천TEU에 비해 16% 성장했다. 이 같은 물동량 상승세는 호주 경제의 호황과 무관치 않다.

국제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을 신호탄으로 호주 경기는 최근 활황세를 나타내고 있다. 호주의 주력 수출품인 철광석과 석탄가격은 전년 대비 80% 이상 올랐다. 그 결과 호주 내 소비수요 상승으로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한 공산품 수입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항로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호주항로는 12월부터 6월까지가 저조한데 올해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주력 품목 중 가전제품의 강세가 전체적인 물동량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물동량 호조로 신규선사 취항에 따른 선복 증가도 시황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다. 양밍라인은 부산항 출항 기준으로 지난 5월8일부터 호주항로 신규취항에 나섰다. 한진해운 STX팬오션 중국 시노트란스가 서비스해오던 중·한-오스트레일리아(CKA) 서비스에 공동운항선사로 참여한 것이다. CKA 서비스의 선박 규모는 양밍라인 참여와 함께 종전 1800TEU급에서 4200TEU급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양밍라인이 한국시장에 배정한 선복 규모가 크지 않은데다 물동량도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어 시황 변화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하고 있다. 양밍라인은 선복 대부분을 중국이나 대만 지역에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양밍라인 취항에도 불구하고 한국 시장에선 그 영향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대부분의 선사들이 선복을 대부분 채우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AANA그룹(차이나쉬핑·ANL·OOCL)과 NEAX그룹(케이라인·코스코·MOL·NYK)의 공동운항이 6월 말부터 분리되는 점은 항로에 부정적이다. 서비스 분리로 대략 2700TEU(극동 전체) 가량의 선박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두 그룹은 비수기 선복량 조절을 위해 지난해 12월 초부터 서비스 통합운영에 들어갔으며, 성수기를 맞아 다시금 종전 체제로 복귀할 계획이다.

최근 호주 정부가 경기과열을 우려해 금리 인상을 도모하고 있는 점도 호주항로에 우호적이진 않다. 호주 중앙은행은 지난해 10월 이후 올해 4월까지 금리를 5차례에 걸쳐 인상했으며 5월에도 0.25%포인트 추가 인상했다. 이로써 호주의 기준금리는 작년 상반기 3%에서 4.5%까지 올랐다. 호주 정부의 금리 인상으로 주택건설 경기 회복세가 주춤해지고 그 결과 건설기자재나 가전제품 등의 수입수요에도 부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호주항로 운임 수준은 지난달에 비해 소폭 하락해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 1100~1200달러선을 나타냈다. 선사측은 성수기가 도래하면서 운임 수준도 다시 강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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