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14 09:46

환율하락, `수출주` 날개 꺾나

장기화시 경계 필요
최근 2달간 지속되고 있는 환율하락세가 수출주의 발목을 잡아 상승장에 제동을 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주의 부담에 대해 경계할 필요는 있지만 과도한 우려는 금물로 전체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으로 전 거래일 대비 9.80원 상승한 1123.90원에 거래를 마치며 3일만에 다시 1120원대로 복귀했다.

최근 2달여간 환율 하락세가 지속되며 연일 연중 최저점을 형성하며 힘겹게 1100원대를 수성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조만간 위안화 절상이 이뤄질 경우 1100원대가 붕괴될 가능성이 크고 올 연말까지 1000원대의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환율 하락세는 최근 상승장을 견인해 온 IT와 자동차 등 수출주들에게 타격을 주고 있다. IT 대장주 삼성전자의 13일 종가는 82만8000원으로, 3일 연속 밀리며 4.1%(3만5000원)나 하락했다. 자동차 대표주 현대차도 이 날 6거래일 만에 종가기준 1.69%(2000원) 오른 12만원에 마감했지만 지난 5거래일 연속 하락으로 8%(1만500원)나 주가가 하락한 상태다. 올 1분기 실적 시즌으로 인한 효과가 환율 하락으로 인해 상쇄되고 있는 분위기다.

현재 대부분의 시장 전문가들은 연중 최저점을 경신하고 있는 원ㆍ달러 환율의 하향세가 단기적으로 수출주에 부담을 줄 수는 있지만 현재의 주가 상승세가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 들어 지속되고 있는 환율 하락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과도하게 오른 환율이 경기회복세에 따라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수출업종의 경우 최근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따라 매출 확대가 기대되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실적 개선에 따른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 환율 하락에 따른 이들 주도주의 주가 하락이 지나친 면이 있는 만큼 오히려 저가 매수하는 전략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는 경기가 회복되는 국면에서 환율이 하락하는 것으로, 경기회복이 더 중요한 판단의 잣대가 되는 시기인 만큼 환율 하락이 주식시장 상승의 신호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환율 하락으로 인한 국내 주식 시장에 대한 투자 메리트가 상실된 것으로 판단하기는 어려운 만큼 향후 지수의 추세 복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실적 증가세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시가총액 상위종목인 IT와 자동차 주에 대해 매수전략을 유지하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환율 하락의 기간이 길어지고 폭이 커질 경우 이들 수출주의 약세로 인한 시장 변화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원화 강세 현상으로 그동안 IT와 자동차 등 수출주에만 집중됐던 관심이 금융ㆍ철강ㆍ음식료 등 내수주와 조선 등 저평가주로 확대되는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자칫 주도주 부재 현상이 재현되며 시장의 상승 탄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IT와 자동차 등 수출업종은 시장의 수요 상황이 좋은 데다 경쟁 우위도 있어 환율 하락의 불리함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환율 하락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 상대적으로 금융 등 내수주 중 부각되는 종목이 나올 수 있겠지만 IT와 자동차 등 수출주들을 대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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