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24 10:12

“플라스틱도 한-EU FTA 유망품목”

무역협회, FTA 유망 품목 조사
내년 초 정식 서명될 예정인 한·EU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플라스틱, 정밀화학, 석유화학이 자동차, 전자보다 더 많은 수혜를 받을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24일 발간한 <한·EU FTA 체결에 따른 수출유망 품목 및 대일 수입전환 가능 품목 검토> 보고서에서 EU로의 수출 유망품목과 EU측의 수입선 전환 가능성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국제무역연구원은 FTA 관세양허 스케줄에 따른 조기혜택 품목을 선정한 뒤 최근 2년간 우리나라의 대 EU 수출증가율과 EU의 대 세계 수입증가율을 반영해 최종적으로 수출 확대 가능성이 높은 품목을 가려 뽑았다. 조사 결과 17개의 품목이 도출됐으며 이중 플라스틱, 정밀화학원료가 각각 4개 품목을 포함시켜 가장 많았다. 이어 석유화학 제품이 3개, 전자·자동차가 각각 2개, 유리와 섬유 제품이 각각 1개씩 포함됐다.

특히 수입액 기준으로 이들 품목의 경쟁력은 EU 회원국이나 EU와 FTA를 체결해 이미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는 국가를 제외할 때 모두 10위권에 랭크됐다. 관세가 철폐되면 경쟁 상대인 미국, 중국, 일본 보다 유리한 위치에 서게 돼 시장점유율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같은 방식으로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주요 5개국 시장을 살펴본 결과, 이들 시장에서는 플라스틱 제품, 기계·수송, 석유화학제품이 가장 유리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가별 특성에 따라 유망 품목도 차이가 났다. 독일의 경우 플라스틱과 석유화학이 압도적으로 유망한 것으로 파악됐고, 프랑스·이탈리아에서는 기계·수송 제품이 유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영국 시장에서의 유망품목은 고른 분포를 나타냈다.

한편 보고서는 대일 수입 품목의 EU 수입전환 가능성을 검토했다. 2008년 EU와 일본에서 수입한 100대 품목(HS 10단위) 중 중복되는 27개 품목을 살펴본 결과 11개 품목은 수입 관세가 부과되지 않고, 16개의 품목은 6.5~8%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었다.

보고서는 지난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작년까지 3438억달러의 대일 누적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EU FTA를 통한 대일 무역적자 개선도 주목해 볼만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EU FTA가 우리의 EU 시장 진출 확대에는 상당히 큰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나, 기대만큼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기업의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원산지기준, 관세인하 스케줄과 같은 내용 외에도, 인증받은 수출자만 FTA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숙지해야 한다. 국내 기업들이 아직도 EU 전체 뿐만 아니라 27개 개별 회원국 시장의 특성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점도 FTA 활용의 걸림돌이다.

한편 한·EU FTA는 한·미 FTA와 달리 우리 국회만 비준하면 거의 자동적으로 적용이 되는 구조를 갖고 있어 신속한 처리가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말했다.<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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