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대 컨테이너항만의 9월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싱가포르항은 전달보다 뒷걸음질친 실적으로 물동량 1위 자리를 중국 상하이항에 내줬다. 우리나라 부산항의 물동량 감소율은 한자리수대로 낮아져 향후 전망을 밝게 했다. 홍콩항과 선전항은 두자리수대 물동량 감소율을 이어갔다.
21일 부산항만공사 및 각 항만당국에 따르면 부산항의 9월 물동량은 20피트 컨테이너(TEU) 103만7353개로, 지난해 같은 달의 112만9018개에 비해 8.1% 감소했다.
수입물동량은 28만3876TEU로 11.3%, 수출물동량은 29만771TEU로 7.9% 각각 감소했다. 환적물동량은 46만1103TEU로 6.4% 줄었다. 수출화물과 환적화물이 실적 개선을 이끈 셈이다.
부산항 물동량 감소율이 한자리수대로 떨어진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5월까지 20%대 안팎의 가파른 하강세를 나타냈던 부산항 물동량은 6~8월 10%대 초반까지 둔화된 이후 9월엔 한자리수로 낮아졌다.
특히 전달과 비교해선 2.1% 상승하며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산항 물동량은 지난 7월 8개월만에 100만TEU대를 회복한 뒤 상승곡선을 이어 가고 있다.
세계 1위항만인 싱가포르항은 9월 214만5400TEU를 처리하는데 그쳤다. 1년 전에 비해 16.1% 줄어들었으며 전달인 8월과 비교해서도 5.8% 뒷걸음질쳤다. 또 하반기 들어 월간 220만TEU대를 회복했던 터여서 9월엔 이마저도 지키지 못했다.
반면 상하이항은 222만3천TEU를 기록, 싱가포르항을 제치고 월간 실적 세계 1위 자리에 올랐다. 상하이항은 지난해 12월 월간 실적에서 사상 처음으로 싱가포르항을 제친 뒤 9개월만에 이를 재연했다. 상하이항의 9월 실적은 지난해 같은 달(235만4천TEU)에 비해 5.6% 감소했으나 8월 실적(218만8천TEU)보다는 1.6% 증가한 것이다.
홍콩항은 전년 동월 대비 20.2%나 감소한 180만1천TEU를 기록했다. 전달에 비해서도 7%나 줄어든 실적이다. 홍콩항은 세계 금융위기가 해운업계를 강타한 지난해 11월 이후 월간 실적에서 200만TEU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이밖에 중국 선전항은 같은 달 170만7800TEU를 처리, 1년 전에 비해 14.8% 감소했다.
9월까지 누계 실적에선 여전히 싱가포르항이 굳건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싱가포르항 1894만1500TEU(-17.5%), 상하이항 1823만5900TEU(-13.5%), 홍콩항 1546만TEU(-17.3%), 선전항 1310만1900TEU(-19.3%) 순이다. 세계 5위 컨테이너항인 부산항은 올해 3달 실적을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15.9% 감소한 868만4783TEU를 기록, 극심한 해운업 침체 속에서도 연간 실적 1천만TEU 달성 전망을 높였다.
부산항은 같은 기간 815만200TEU를 기록하고 있는 중국 광저우항과 경쟁하고 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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