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04 04:42

호주항로/ 성수기 효과 ‘톡톡’…운임 2배 상승

운임 올려도 선복 없어 짐 못 실어
호주항로는 성수기로 접어들면서 운임회복의 단맛을 만끽하고 있다. 지난달 1일과 15일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00달러와 250달러의 기본운임인상(GRI) 및 성수기할증료(PSS) 도입을 모두 성공시켰다.

지난 4월15일과 6월15일 실시했던 상반기 두 차례의 GRI가 모두 물동량 약세 시황에 발목 잡히면서 성사되지 못했던 점에 미뤄 이번 운임회복의 성공적인 정착은 매우 의미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취항선사인 A사 관계자는 “대부분 선사들이 8월 도입한 GRI와 PSS를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며 “6월 말께 최저 400달러까지 떨어졌던 운임(TEU 기준 총액운임)이 최근 1천달러를 훌쩍 넘어섰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두배 이상 상승곡선을 그린 셈이다.

선사들은 여세를 몰아 이달 1일부터 300달러의 추가운임인상에 들어갔으며 이마저도 원활히 적용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11일부터는 최근 국제유가 상승세를 들어 유가할증료(BAF)를 TEU당 350달러에서 375달러로 25달러 인상시킬 예정이다.

현재의 운임 상승은 물동량의 전반적인 상승에 따른 것이다. 대부분의 취항선사들이 선복 부족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답하고 있다. 예년 성수기 때와 마찬가지로 선복난이 재연되는 형국인 셈이다. 이 같은 상황으로 선사들은 시장 주도권도 다시 화주측으로부터 찾아온 것으로 파악된다.

B선사 관계자는 “가전, 타이어, 종이류, 레진 등 대부분의 메인화물들이 모두 강세를 띠고 있다”며 “본격적인 성수기에 접어들었다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C선사 관계자는 “현재는 운임을 올려도 화물을 못 싣고 있는 형편”이라며 “일부 화주들의 경우 선복을 잡기 위해 현행 운임보다 100달러 이상 높여서 부르기도 한다”고 전했다.

현재의 시황 상승은 중국 시장이 주도하고 있는 모습이다. 상반기까지 한국보다 낮은 수준을 형성했던 중국발 호주행 해상운임 수준은 9월 들어 1400~1500달러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계약화주 비율이 낮아 시황의 변화에 따라 운임이 ‘널뛰기 장세’를 보이는 것이다. 상하이항운교역소에 따르면 중국발 호주행 컨테이너운임지수(CCFI)는 7월 말 743.04에서 8월 말 현재 853.52로 110포인트나 상승했다.

항로 관계자는 “일본은 70~80% 화주들이 6개월에서 1년간 계약을 맺고 있고 한국은 40~50%가 3개월~1년 사이의 계약화주인 반면 중국은 대부분 일반화주들”이라며 “중국은 시장 상황에 따라 운임이 요동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물동량이 크게 늘어나자 선사들이 다시 선복 늘리기에 나서고 있음에도 선복난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말 서비스 제휴로 선복감축에 들어갔던 AANA그룹(ANL·차이나쉬핑·OOCL)과 NEAX그룹(NYK·MOL·케이라인·코스코)는 8월 셋째 주부터 다시 예전 형태로 서비스를 분리했다. 2 그룹의 공동운항으로 30% 가량 줄어들었던 부산발 기준 선복량이 다시 원상회복한 것이다.

제휴그룹 관계자는 “중국쪽 운임이 크게 오르면서 본사에서 선복을 그쪽으로 많이 배정하고 있다”며 “추석이 껴 있는 10월초까지 선복부족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7월까지 한국발 호주행 해상물동량은 3만1천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3만4500TEU에서 10% 가량 하락했다.<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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