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30 14:06
<호주항로>운임회복 열기 어느 때보다 뜨겁다
선복 줄이고 물동량 늘고…‘분위기 고조’
올해 들어 3차 운임회복에 나서는 호주항로의 분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비장하다. 취항선사 단체인 아시아·호주항로협의협정(AADA)은 한국에서 호주로 수송되는 화물의 해상운임을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00달러, 40피트 컨테이너(FEU)당 600달러로 인상한다는 내용의 기본운임인상(GRI)을 도입한다.
지난 4월15일과 6월15일 실시됐던 2차례의 운임회복이 물동량 약세 시황에 막혀 실패했던 만큼 선사들은 8월부터 적용되는 이번 GRI에 대한 기대가 크다. 선사들은 그동안 서비스 통합이나 선박 감축 등 GRI 성공을 위한 물밑작업을 착실히 해왔던 터여서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지난 4월 ANL과 차이나쉬핑컨테이너라인(CSCL)·OOCL은 일본 3대선사인 케이라인·MOL·NYK와 서비스 제휴에 들어간 바 있다. 이 서비스엔 중국 코스코도 선복맞교환(스왑)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다. 무려 7곳의 선사들이 한 서비스에 동승한 것이다.
7개 선사의 서비스 통합으로 아시아-호주항로 전체 선복의 15% 가량인 주간 4천TEU가 줄어들었다. 부산항을 기점으로 한 선복 감축 비율은 -30% 가량에 이른다. 선사들은 6월까지만 한시적으로 진행한다는 당초 방침을 바꿔 성수기로 접어든 현재까지도 서비스 통합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다.
A선사 관계자는 “선복을 너무나 많이 줄여 놨던 터라 성수기인 8월로 접어들면서 선복 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운임회복을 위한 시장 분위기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얘기다. 이 선사는 이번 운임회복에서 인상분을 모두 화주측에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GRI에 선사들의 기대치가 높은 데는 그간 운임회복에 미온적이었던 머스크라인의 적극적인 움직임도 한몫하고 있다. 머스크라인은 이번 GRI를 앞서 공론화했으며, 머스크라인의 계획에 맞춰 동맹선사들도 앞 다퉈 운임회복을 위한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다.
B선사 관계자는 “머스크라인이 지난 두 차례의 운임회복 당시 참여한다고 했다가 막판에 가서 계획을 철회해 항로 분위기를 흐려놨었다”며 “이번만큼은 위기의식을 갖고 마지막까지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취항선사들은 나아가 8월15일부터는 TEU당 250달러의 성수기할증료(PSS) 도입을 공표해 놓은 상태다. PSS까지 성공적으로 적용할 경우 한달새 무려 550달러나 운임상승이 이뤄지는 것이다. 항로 관계자는 “선박이 크게 줄어든데다 물량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최근 들어 연료값까지 올라가 선사들이 절박감을 갖고 있다”며 “이젠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살아남느냐가 문제인 만큼 (운임회복이) 지난번처럼 쉽게 유야무야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반기 한국발 호주 수출 물동량은 2만6500TEU로, 지난해 28500TEU에 비해 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0~-30%에 이르는 중국이나 일본발 수출 물동량과 비교해 매우 양호한 수준이다. 특히 6월 물동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4800TEU 가량을 기록해 물동량이 본격적인 상승국면에 들어선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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