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09 17:09
STX, 국내조선사중 첫 선박인도 연기공시 의미는?
최근 조선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STX조선이 국내 조선사 가운데 처음으로 선박 인도를 연기하게 됐다고 공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관련 극심한 해운불황으로 선박발주 선사들의 선박 인도 연기가 공개되는 사례가 잇따를지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개 선주들은 선박 인도 시점에 전체 발주대금의 절반 정도를 지불한다는 점에서 인도 연기는 사실상 매출액이 이연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해석하면 된다.
STX조선은 지난 6일 정정공시를 통해 한 유럽 선주로부터 수주한 벌크선 등 건조 계약의 인도일이 기존 2010년 6월30일에서 2011년 11월30일로 1년 5개월 연기됐다고 밝혔다. 국내 상장 조선업체 가운데 선박 인도 연기 사실이 공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박 종류도 기존 벌크선 4척에서 벌크선 3척과 PC탱커 2척으로 변경됐다. 계약금액의 경우 원화 기준으로는 4000억원에서 5910억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이는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것으로, 달러화 기준으로는 기존 계약일인 2007년 11월27일 환율(928.2원) 기준 4억3094만달러에서 계약 변경일인 지난 2월6일 환율(1382.7원) 기준 4억2742만달러로 오히려 줄었다.
지난해 이후 전 세계적인 해운경기 침체로 선박 수요가 갑자기 줄어든 가운데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선주들이 대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최근 조선사에 대한 발주 취소 또는 인도 연기 요청 등이 잇따르고 있다.
프랑스 CMA-CGM과 스위스 MSC 등이 자금난을 이유로 한국 대형 조선업체에 선박 인도 연기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아직까지 비공식적인 협의에 그치거나 발주금액이 공시 기준인 연 매출액의 5%에 못 미쳐 공시가 이뤄지지 않았다.
강영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조선업체들의 선박 수주 건들 가운데 최근 인도 지연되는 경우들이 더러 있다"며 "다만 규모가 작아 수주 당시 공시되지 않았고, 때문에 정정공시도 필요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선박 인도가 지연되면 대금의 약 50%에 해당하는 잔금 납입도 미뤄져 조선업체 입장에서 매출액이 발생하는 시점도 늦어진다. STX조선의 경우 발주대금 5910억원의 절반인 약 3000억원이 매출액으로 잡히는 시점이 2010년에서 2011년으로 미뤄진다. 2010년 예상 매출액 3조4879억원(한투증권 추정치)의 약 9%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같은 대규모 선박 인도 연기 사례가 STX조선 뿐 아니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다른 조선업체로도 확산될지 여부가 관심이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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