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1-29 10:18
국내 주력수출기업 46%, “핵심부품은 수입”
핵심부품 수입선은 단연 ‘일본’…미국, 중국순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고 있는 수출 효자품목들의 속은 상댱량의 수입 부품으로 채워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5대 수출제품(반도체, 승용차, 무선전화기, 디스플레이) 제조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국내 수출주력제품의 해외의존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핵심 부품소재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이 45.6%에 달했다. 제품별로 ‘무선전화기’ 관련 기업(60.0%)의 수입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그 다음으로는 ‘디스플레이’(48.9%), '반도체‘(48.0%)등의 순이었다.
이에 대해 대한상의는 “그동안 부품소재의 국산화가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한 첨단 부품소재보다는 상대적으로 쉬운 조립, 가공분야 범용부품에 치우쳐 있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또 전체 부품의 1/3(34.8%)은 해외에서 들여오는 것으로 조사됐다(물량 기준). 제품별로 ‘반도체 관련’(44.0%)와 ‘무선전화 관련’(39.8%)의 부품소재 수입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반면 ‘자동차 관련’부품은 국산화율이 77%로 해외의존도가 가장 낮은 제품으로 꼽혔다.
국내 기업들이 부품소재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는 단연 ‘일본’인 것으로 조사됐다. 핵심부품 수입기업들의 40.6%는 핵심부품 수입선으로 ‘일본’을 지목했으며 다음으로 미국, 중국 등을 꼽았다.
이같이 부품소재를 수입하는 이유에 대해 응답기업의 절반(46.7%)은 ‘국내 생산업체가 없다’고 답해 주력 수출제품의 부품소재임에도 불구하고 국산화가 매우 부진한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가격(20.3%)’과 ‘품질(17.2%)’ 등을 이유로 해외에서 부품소재를 수입한다는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또 이처럼 부품소재의 국산화수준이 낮은 이유로 기업들은 ‘원천기술 개발능력 부족’(39.1%), '개발보다 수입하는 것이 경제적‘(30.3%), ’해외에서 원천기술 지재권을 선점‘(21.2%)등을 꼽았다. 결과적으로 기술력, 경제성, 지재권 등 부품소재 분야 전반에 걸쳐 장애물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5대 수출제품 제조기업들은 향후 해외의존도 추세변화에 대해 불투명한 전망을 내놓았다. 부품소재와 생산기술의 수입비중이 향후 어떻게 변할 것으로 예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더욱 커질 것이다’(37.6%)란 응답과 ‘줄어들 것이다’(35.6%)란 응답이 거의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부정적 전망의 답변이 약간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적 답변을 보인 응답업체들은 ‘중국의 기술력 향상’(45.5%), ‘이미 뒤처진 원천기술 선점경쟁’(27.9%), ‘중장기적 기술투자의 어려움’(13.0%), ‘선진국의 지재권 보호강화 추세’(9.1%)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국내기업들은 지금과 같은 해외의존도가 지속될 경우 제품가격 상승이 가장 우려된다고 답했다. 또 국내 기술개발역량 저하와 해외기업에 대한 종속도 심화등을 우려하는 의견도 상당수 나왔다.
해외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정책과제로 기업의 R&D투자 유인·지원확대, 핵심기술인력 양성 및 확보와 국가주도 R&D투자 증대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부가가치가 높은 핵심 부품소재나 생산기술을 국산화하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만큼 중장기적인 기술투자가 필수적”이라고 말하고 “이제는 단기 성과 중심의 국산화에서 벗어나 개발이나 원천기술 확보를 바탕으로 국산화에 매진해야 할 때”라고 언급했다.<정창훈 편집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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