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8-31 17:20

베 진출기업, 中진출보다 경영실적 앞서

무역협회, 베트남 진출기업 설문조사 결과 나타나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기업의 경영성과가 중국 진출 우리기업 보다 양호한 것으로 분석됐다.

31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현오석)이 최근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기업을 대상(106개사)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지난해 영업이익이 ‘흑자’라는 응답이 35.8%, ‘균형’ 34.0%, ‘적자’ 30.2%로 각각 나타났다. 이는 전체의 52%가 적자를 보이고 있는 중국진출기업(2005년 기준, 수출입은행 자료)과 비교하면 보다 양호한 실적이다.

베트남 진출기업들은 2007년 경영성과(영업이익)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2006년에 비해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63.2%를 차지한 반면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22.6%에 불과했다. 경영성과가 개선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제3국 수출 확대’(응답의 38.3%), ‘베트남 현지판매 증가’(27.2%), ‘생산효율의 개선’(18.5%) 등의 순으로 지적됐다.

진출기업의 업체당 평균 투자액은 4.5백만 달러, 평균 고용인원은 552명으로 각각 조사되어 투자 백만달러당 고용유발인원은 123.8명으로 나타났다. 고용유발인원을 업종별로 보면 섬유·의류가 150명으로 가장 높고 이어 신발 및 가죽제품이 141명, 전기전자가 87명 등으로 조사됐다.

진출기업들은 향후 베트남의 경영환경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더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65.1%를 차지한 반면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13.2%에 그쳤다. 경영환경이 호전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베트남의 WTO가입·미국과의 교역관계 개선 등’(응답의 53.8%), ‘베트남의 투자환경 개선’(26.3%), ‘베트남의 내수시장 확대’(20.0%) 등의 순으로 지적됐다.

베트남 현지 ‘한국기업전용공단 설립 여부’에 대해서는 ‘불필요하다’는 응답이 17.0%인 반면 ‘빠른 시일 내에 필요하다’는 응답이 25.5%, ‘중장기적으로 필요하다’는 응답이 57.5%로 나타나 공단설립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현지 경영활동 애로사항에 대해서는 ‘원재료·부품의 현지조달의 어려움’(16.4%), ‘베트남의 법·제도의 미정비 및 자의적 운용’(16.4%), ‘우수인력 확보난’(14.6%), ‘임금 등 제조원가의 상승’(13.5%) 등의 순으로 지적됐다.

베트남은 지난 1986년 도이머이(刷新) 정책을 추진 이후 최근까지 눈부신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최근 5년간 경제성장률은 7%대 후반을 기록하고 있고 수출증가율은 20% 이상을 보이고 있다. FDI 유치는 2004~2006년중 216억 달러를 기록한데 이어 금년 상반기에도 약 40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 베트남 직접투자는 최근 수년간 크게 증가하여 2006년말 누계기준으로 우리나라는 대만, 싱가포르에 이어 베트남의 3대 투자국이 되었고 특히 2006년 한해는 대만, 싱가포르, 일본 등을 제치고 베트남의 최대투자국으로 부상했다.

최근 한국 기업의 베트남 투자 급증은 베트남의 풍부한 노동력과 무한한 성장잠재력과 중국 투자리스크 확대에 따른 대체투자지역 모색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베트남 시장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회장이 “우리는 아시아의 기적을 봐왔다. 다음 10년은 베트남이 기적을 이룰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최근 그 성장잠재력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 진출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무역협회는 ▲법·제도의 미정비와 행정의 비효율성 ▲사회인프라 낙후와 원부자재 조달의 어려움 ▲발전도상국 특유의 빠른 임금상승과 우수인력 확보난 등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베트남 현지에 대한 충분하고도 철저한 사전 조사와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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