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01-16 10:27
우리나라가 IMF시대를 슬기롭게 헤쳐나갈지에 대해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룩할지 아니면 3류국으로 추락할지를 세심히 지켜보
고 있는 것이다. IMF구제금융을 받아야 2천억달러에 이르는 외채를 갚고 위
기속의 기회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상황을 우리 국민이나 정부는 IMF구제금
융 자체를 무시하는 실속없는 자존심만 내세워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기도
했다. IMF구제금융을 요청한 날을 경제 국취일이니 하면서 오만한 모습도
보이기도 했다.
그만큼 모진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난 30여년동안 이룩해 낸 경제부흥이 하
루아침에 몰락하는 것을 애써 인정치 않을려는 데서 비롯된 현상들이다.
그러나 이제 한국경제의 밑바닥까지 드러내고 IMF를 위시해서 외국에 손을
벌려야 하는 처지에서 우리나라는 새로운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금융공황에서 국가부도위기까지 몰린 한국 경제를 곱게 평가할 리도 없겠고
나라의 국제신인도는 갈수록 떨어져 우리기업들이 좀처럼 기를 못피고 갈
팡질팡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대기업, 중소업체 안가리고 기업들이 연쇄적으로 부도가 나
쓰러지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환율급등으로 우리나라 수출상품들이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으나 금융경색으
로 인해 수출입 모두 돈의 흐름이 막혀 더욱 경제회생의 돌파구를 찾지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우리나라가 2~3년내 IMF시대를 마감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수출을
늘리는 길이라는 데는 그 누구도 부인치 못할 것이다.
허리띠를 더욱 졸라메고 근검절약하는 국민 개개인의 노력과 노·사·정이
힘을 합쳐 수출에 온힘을 실어 줄 때 우리경제는 다시 재기할 수 있다고 믿
는다.
과거와 같이 수출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등 여건이 좋아지면 수출기업이 살
아나고 이와 연관된 산업들이 활기를 찾을 수 있다. 수출이 활기를 찾고 기
업들의 자금사정이 호전될 때 그 여파는 특히 해운산업에 미쳐 꽁꽁 얼어붙
은 해운업계를 녹일 것이다.
부채비율이 96년말 현재 1,166.4%에 이르러 일본의 297.7%를 훨씬 앞지르는
열악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는 국적외항선사들은 기업의 신용도 하락으로
단기차입이 어려워지고 기차입금의 조기상환 압력에 직면해 있다.
국내 유수선사들은 물론이고 중소선사들은 이같은 부담에다 환차손으로 좋
지 않은 뜬소문에 시달리고 실제로 화의신청이나 부도로 쓰러져 가고 있다.
앞으로 국내해운업계가 어떻게 재편될 지 현재로선 감(感)을 잡기 어렵다.
모든 국적선사들이 버티기 작전으로 이 어려운 시기를 넘기려 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복합운송업체, 선박대리점사들은 영세한데다 미수금으로 인
해 상당히 어려운 경영을 하고 있으며 특히 포워딩업체들은 개점 휴업 상태
인 회사들이 태반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업체들 마다 경비를 줄이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직원들의 임금 동결,
보너스 반납등 해 볼만한 일들은 모두 시도하고 있지만 IMF한파를 견디기
에는 고통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새정부가 곧 출범하고 대외신인도가 높아지는 조짐이 일고 있어 우
리 모두 한마음이 돼 재기할 수 있다는 신념과 실력을 쌓는다면 예상보다
빨리 IMF시대를 마감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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