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9-05 13:15
화섬업체들이 섬유제품 생산을 줄이거나 아예 중단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고유가 상황을 맞아 원재료인 나프타 조달비용이 급상승하고 있으나 이를 제품에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제품 시황 자체가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격경쟁력을 갖기 위해 비용이 적게 드는 중국 현지 생산으로 무게중심이 급속히 이동하는 경향도 심화되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최근 스펀덱스 국내 생산을 중단키로 했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연산 기준으로 스펀덱스 국내 생산량이 2만4천t에 이르나, 시황이 좋아질 때까지 모든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면서 "이에 따라 현재 6천t 가량 생산에 그치고 있는 중국 공장 가동을 최대한 끌어올려 최고 1만t까지로 생산량을 늘리는 한편 공장 증설도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태광산업은 설비가 노후화되고, 품질과 가격 면에서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태광산업은 일시 중단이라고 말하지만 앞으로 시황이 좋아지더라도 공장 가동을 100% 재개할 지는 두고볼 일"이라고 말했다.
코오롱도 지난해 스펀덱스 국내 생산을 줄이는 등 화섬업체들의 스펀덱스 '구조조정'이 작년부터 지속돼왔다고 업계는 전했다.
또 효성 측은 스펀덱스 공장을 '정상 가동'하면서 나름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말하고 있으나 일부 경쟁업체들 사이에서는 "공장가동율이 100%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는 전언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나일론 제품의 감산(減産) 조치도 잇따르고 있다.
이는 나일론 원료인 카프로락탐을 생산하는 ㈜카프로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과 맞물려 벌어지고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 보다는 나일론 제품의 국제시장 경쟁력이 상실된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다.
이와 관련, 나일론 원사 판매로 연간 2천70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효성은 최근 들어 원료 조달에 애를 먹고 있는 가운데 이달 들어서도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감산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효성은 그동안 일본으로부터의 원료 수입량 확대와 지난 5, 6월께 단행한 감산, 원료 비축량 방출 등으로 감산 없이 버텨왔으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지난주까지 나일론 생산량을 20% 정도 줄인 코오롱도 파업 사태가 지속될 경우 9월 10일께를 전후해 5% 가량을 추가로 감산할 계획이다.
코오롱의 이 같은 감산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재료 조달 어려움에 따른 일시적인 감산이 아니라 내내 제품 생산 자체를 줄여나가려는 포석"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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