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8-17 13:17

조선 빅3 CEO '휴가를 일상처럼'

국내 조선업이 올해 상반기 실적 개선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조선 빅3 최고경영자(CEO)들은 해외현장을 방문하거나 경영 구상에 몰두하며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길선 현대중공업 사장은 이번 여름휴가 기간에 이재성 경영지원본부장과 함께 BTIP 등 나이지리아 공사 현장을 찾아 이곳에 파견된 장명우 플랜트사업본부장과 공사 상황을 집중 논의했다.

현대중공업은 주로 영업본부장이 선박 수주 등을 위해 나가고 사장은 국내에서 지휘 총괄해왔던 터라 최길선 사장의 이번 행보는 휴가 때 시간을 내 해외 현장을 직접 점검해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측은 "최 사장은 지난 상반기 플랜트 수주건으로 나이지리아에 2주 정도 다녀온 게 해외 출장의 전부였다"면서 "평소에는 시간이 나지 않아 휴가 기간을 이용해 현장을 점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취임한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 또한 휴가 기간에 아예 서울 사옥에 출근해 근무에 매진했다.

대우조선 임원급 시절에도 휴가라곤 모르고 살았던 남상태 사장은 이번 여름 휴가와 더불어 광복절인 15일에도 회사에 나와 실적을 점검하고 하반기 운영 계획을 짜면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남 사장은 14일이 주말과 광복절이 낀 날이라는 점을 감안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과 달리 거제 조선소 직원들을 모두 쉬게 함으로써 직원들의 편의를 배려했다.

대우조선측은 "남 사장은 평소 일요일에도 자주 출근하며 이번 여름 휴가에도 회사에 줄곧 나왔다"면서 "올 상반기 실적이 개선된 것 또한 남 사장의 이같은 노력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편 조선공업협회장을 맡고 있는 김징완 삼성중공업 사장은 이번 여름 휴가 기간에 회사로 출근하지 않았지만 자택에서 하반기 경영구상에 몰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이 타사 CEO들과 달리 회사에 직접 나오지 않은 이유는 삼성그룹의 기본 방침이 휴가를 제대로 즐기라는 것인데다 휴가 기간 출근할 경우 임직원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김 사장은 평소 휴가 기간이나 쉬는 날에 출근하면 임직원들 또한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면서 자제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자택에서 끊임없이 경영 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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