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8-01 16:03

라빈 美 차관 "中 경제적 국수주의.간섭주의 위험" 경고

중국이 외국투자를 제한하고 국내 기술표준을 고집함으로써 경제적 국수주의와 간섭주의로 치달을 위험이 있다고 프랭클린 라빈 미국 상무차관이 경고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라빈 차관이 전날 닷새간의 중국방문을 마무리하면서 미국 기업인들과 만나 이같이 밝힌 것으로 전했다.

타임스에 따르면 그는 미국의 대중국 수출이 급증하고 있는 점을 "희소식"이라고 환명하면서도 "(중국의 정책이) 경제적 국수주의와 간섭주의로 표류할 가능성이 있으며 우리는 이 것이 도움이 안되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중국이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조건으로 명시된 시장개방 조치를 거의 마무리되고 경제성장이 지속되면서 개혁 욕구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라빈 차관은 특히 베이징 당국의 제3세대(3G) 이동통신 서비스 도입 계획과 관련해 "중국 정부가 기준 결정에 개입해서는 안되며 시장이 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의 3G 계획은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나 4대 국유 이동통신 사업자 가운데 최소 한 곳 이상에 TD-SCDMA 방식 채택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방식은 중국 정부가 산관 합동으로 개발한 것으로 미국, 유럽 업체들이 채택하고 있는 W-CDMA, CDMA 2000과는 다르며 호환이 되지 않는다.

라빈 차관은 중국이 독자적인 방식을 고집할 경우 국제사회와의 상호작용이 불가능하게 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중국의 개혁과 관련해 고성장에 따른 자기과신으로 "개혁이 실종되는 기미가 보일 뿐더러 심지어 후퇴의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일부 분야에서는 외국인 투자에 재갈을 물리는 것 아니냐는 논쟁이 일고 있으며, 특히 중국의 점차 커져가는 자기 만족이 개혁을 늦춰 무역 자유화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지적과는 달리 중국 내에서는 국수주의적인 여론이 팽배하다.

중국 상무부의 연구원인 메이 신유는 라빈 차관의 언급과 관련해 "완전한 난센스"라고 일축하고, "중국 내에서 미국기업들이 현지기업보다 얼마나 더 나은 대우를 받고 있는 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관영 매체들은 올해 초 중국의 기적적 성장에 편승하려는 외국 기업들이 "경제 국수주의"와 외국자본의 지배에 대한 공포라는 예기치 않은 문제에 직면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특히 관영 영자지 차이나 데일리 비즈니스 위클리는 지난 4월 중국관리와 재계 인사들 사이에서 핵심 분야에서의 자산 매각이 외국 기업의 독점적 지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광범위하게 형성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올해 미국의 칼라일그룹이 중국 최대 중장비 제조회사인 쉬공(徐工)그룹의 자회사의 85% 지분을 인수하려했으나 중국 내에서 외국 기업의 지배 공포가 확산되면서 중국 정부가 아직 승인을 내주지 않아 인수가 불가능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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