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5-01 10:44
국제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운데 우리나라와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국가의 경쟁당국이 정유사와 에너지 업체들의 담합에 대해 조사 중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1일 관계 기관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와 미국 경쟁당국은 정유사들의 담합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고 EU 집행위원회는 가스와 전기 등 에너지 업체들의 담합 행위를 조사하고 있다.
공정위는 2004년 8월부터 시작한 주요 정유사들의 담합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이라며 관련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은밀하게 이뤄지는 담합의 특성상 증거 확보에 애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조사가 종료된 것은 아니다"고 전하고 "조사 대상 시기와 조사 진척 상황은 담합 조사의 특성상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가 조사 착수 이후 정유사들의 기름값 인상 과정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정유 업계 관계자들은 "담합 조사를 시작한 지 2년이 다가오는데 조사 결과도 발표하지 않고 종결도 하지 않아 국제유가 인상에 따른 불가피한 가격 인상도 조심스럽다"며 "세금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휘발유 등의 가격구조를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담합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미국도 최근 휘발유 가격 급등에 따른 국민 불만이 정치 쟁점화되자 조지 부시 대통령의 지시로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FTC) 등 경쟁당국이 정유사들의 담합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시 대통령은 최근 고유가 대책을 발표하면서 "유가 조작을 용서하지 않고 유가를 낮추기 위해 정유사들은 공정한 거래를 해야 한다"고 경쟁당국에 강도 높은 조사를 주문했다.
하지만 미국 내부에서는 FTC 등이 과거 20여년간 30여 차례에 걸쳐 정유사들의 담합 의혹을 조사했지만 큰 성과를 거둔 적이 거의 없고 최근 유가상승은 담합보다는 공급 부족이 주요 원인이라는 점에서 이번에도 담합 의혹을 규명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에너지 기업들이 가스와 전기 등의 높은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담합을 했는 지 여부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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