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3-18 12:21
1년4개월새 충돌사고 5차례나 발생
부산과 일본 후쿠오카(福岡) 항로를 운항하는 고속여객선이 고래로 추정되는 물체와 충돌하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한일쾌속여객선의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17일 오후 2시 45분께 일본 쓰시마(對馬島) 북서쪽 17마일 해상에서 승객 120명을 태우고 부산항을 출발해 일본 후쿠오카로 항해하던 일본 JR큐슈철도 소속 한일고속여객선 비틀호(263t)가 고래로 보이는 물체와 충돌해 선체 부양용 날개가 파손됐다.
지난 5일에도 일본 쓰시마섬 동쪽 21마일 공해상에서 승객 90여명을 태우고 부산에서 후쿠오카로 향하던 비틀3호(162t)가 고래로 추정되는 수중 부유물체와 충돌해 승객 4명이 상처를 입는 등 이달 들어서만 2차례나 유사사고가 발생했다.
2004년 12월 16일 한일쾌속여객선 코비3호(267t)가 고래와 충돌한 이후 1년 4개월 사이에 고래로 추정되는 물체와 고속여객선이 충돌한 사고만 벌써 5번째다.
지난해 4월 29일에는 부산 조도 동남쪽 10마일 해상에서 비틀호와 같은 노선을 운항하는 고속여객선인 코비5호(267t)가 고래로 추정되는 물체에 부딪혀 기관실과 객실 일부가 침수되는 등 하마터면 대형참사로 이어질뻔 했다.
동해안에는 밍크고래와 돌고래, 향고래 등 30여종의 고래가 서식하고 있고 귀신고래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고래 개체수가 늘어나고 있으며 이들이 대한해협을 통과하기 때문에 여객선과 충돌 가능성이 있다는게 고래전문가의 설명이다.
한일쾌속여객선 선사들은 지금까지의 사고가 모두 고래와 충돌로 발생한 것으로 보고 대책을 강구해왔으나 시속 80㎞를 달리는 쾌속선과 수중에서 부상하는 고래와의 충돌을 예방할 수 있는 뾰족한 방안이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는 고래로 추정되는 물체와 충돌사고가 잇따르면서 고래가 싫어하는 소음발신장비를 여객선에 부착하거나 초음파를 활용해 충돌을 피하는 장치를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당장 실용화 할 수 없어 장기연구과제로 설정했다.
대신 대한해협을 지나는 선박과 헬기 등을 이용해 고래 출몰 정보를 수집해 일기 예보 형식으로 고래와 조우할 확률을 예보하는 고래 콜센터를 운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고래연구센터 김장근 박사는 "전세계적으로 고래와 충돌을 예방하는 첨단장비가 개발된 사례는 없다"면서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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