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3-03 14:12
<韓/日/航/路> 한신지역 주3항차 증편 시황에 ‘호재-악재’ 논란
한신지역 주3항차 증편 시황에 ‘호재-악재’ 논란 ‘부대운임 철저한 적용으로 수익성 개선 노력’
전통적 성수기였던 작년 10~11월이 오히려 최악의 시즌으로 기록됐던 한일항로는 올해 들어서도 그같은 시황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KNFC)가 공식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일항로 물동량은 1월부터 4월까지는 호조세를 보이며 선사들의 운임인상 시도를 뒷받침했다. 이 기간 한일항로 전체 수출물동량은 전년대비 4% 늘어난 26만8035TEU였다.
그러나 그 기세는 5월을 기점으로 서서히 꺾이기 시작하더니 성수기로 분류됐던 11월엔 오히려 감소폭이 가장 커지고 말았다. 9~12월 이 항로 전체수출화물 물동량은 24만4843TEU로, 2004년의 26만8776TEU보다 8.7%나 감소한 실적을 보였다. 이중 11월 한달간 전체수출화물 실적은 6만5539TEU로, 전년의 7만2331TEU보다 9.4% 줄었다. 같은달 로컬수출화물 실적은 2만8652TEU로 전년의 3만2016TEU에 비해 10.5% 감소했으며 환적수출화물 실적은 2만657TEU로, 전년동월(2만6154TEU) 대비 21%나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들어서도 작년 하반기의 침체된 시황은 별반 나아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작년 하반기 시황과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면 정확할 것 같다고 선사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2월 현재 도쿄·나고야·요코하마등의 게이힌 지역의 소석률은 70~75%, 고베·오사카등의 한신 지역은 70%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운임의 잣대인 소석률이 이처럼 낮은 가운데 각 선사들의 화물유치 경쟁이 더해지면서 저가운임 영업이 한일항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고 이에 따라 운임하락의 강도도 심화되고 있다.
이같이 악화된 시황에 대한 타개책을 강구하기 위해 KNFC 주최로 한일항로 취항선사 실무자들은 지난달 24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워크샵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나온 논의들이 향후 이 항로 분위기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된다.
선사 실무자들은 워크샵에서 ▲유가 상승 ▲떨어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높은 용선료 ▲바닥세인 운임등으로 각 선사들이 긴 어둠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 찾기에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운임회복은 일단 시장상황을 좀더 지켜본 뒤에 논의하기로 하고, 대신 각종 부대비용 징수를 통해 수익성을 도모하기로 했다.
선사들은 지난달 15일부터 시범운영한 서류발급비(D/F) 인상을 이달 1일부터 확대징수하기로 했다.
또 현지화폐 징수제로 바뀐 유가할증료(EBS)를 국내 하주들이 안내고 있어 선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고 오는 15일부터 철저히 징수하기로 했다. 컨테이너 크리닝비(CCF)도 일괄적용하기로 하는 한편 일본항만에서 중국선사보다 낮게 받고 있는 터미널조작료(THC)를 인상하기로 했다. THC는 한국선사들은 TEU당 1만7천엔을 받고 있는 반면 중국 선사는 2만4천엔을 받고 있다.
한편 일부 선사들이 지난 2004년 12월부터 한 항차를 줄여 2항차로 운항해오고 있는 부산-한신지역 서비스를 주3항차로 다시 늘리는 안을 검토중이어서 선사간 논란이 되고 있다.
이를 주도하고 있는 선사는 천경해운과 범주해운, 고려해운 등 A그룹 운항선대. A그룹 선사중 회장선사인 태영상선만 어느 한쪽에 치우친 스탠스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들 선사는 “현재 운임은 바닥까지 떨어진 만큼 항차를 1항차 늘린다고 해서 더이상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항차증편에 따른 서비스 개선으로 하주들에게 어필하면 오히려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3항차 증편에 대한 논리를 펴고 있다.
이들 선사들이 주3항차를 주장하는 이유는 선박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A그룹은 지난 2004년 주1항차 감편 때 기존 운항하던 선박을 대선하거나 매각하지 않고 한일항로의 다른 로컬포트로 돌려 기존 서비스를 계속해왔다. 더구나 한신지역을 서비스하는 선박이 400TEU급이어서 공동운항 각 선사들에 돌아가는 선복은 빡빡한 상태다. 항차증편을 추진하고 있는 선사들은 이달말 이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항차증편을 주장하고 있는 선사 한 관계자는 “한 항차를 줄이면서 오히려 훼리선과 외국적 선사만 좋게한 결과를 낳았다”며 “지금이라도 항차 증편으로 서비스 질을 높여 타 선사가 들어오는 빌미를 제공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특히 B그룹에 속해 있는 남성해운과 STX팬오션등은 항차증편에 반대입장이다. C그룹인 동진상선과 동남아해운, 흥아해운도 항차 증편에 호의적이지 않다.
반대입장에 선 선사들 주장은 가뜩이나 어려운 시황에서 선복을 늘려 이득이 될 게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반대입장 선사 관계자는 “항차증편은 다 같이 죽자는 것이나 다름 없다”며 “선사에 해가되면 해가됐지 득이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KNFC는 실무진 회의를 통해 이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하고 거기서 나온 결과를 회사 임원진에 보고해 이에 대한 논란을 풀어낼 계획이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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