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2-24 18:42

美상원, 항만운영권 거래 연기 요구

정부ㆍ의회 첨예한 대치..거래중지 소송 움직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국영 기업의 미국내 항만 운영권 거래 논란은 이 거래의 연기를 주장하는 상원의원들의 요구를 백악관이 수용할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다, 거래 중지 소송 움직임까지 겹쳐 새로운 국면에 접어 들고 있다.

미 행정부는 23일 국무, 상무, 국토안보부 등 10여개 연방정부 관리들을 동원, 상원 군사위원회를 상대로 UAE 국영 '두바이포트월드(DubaiPortWorld)'가 뉴욕, 뉴저지 등 6개 항구의 항만 운영권을 가진 영국 'P앤 O(P&O)'사를 인수하도록 인가한 것과 관련, 첫 브리핑을 가졌다.

이날 브리핑에서 UAE가 미국의 굳건한 동맹국이라는 정부 입장에 대해 의원들은 UAE와 알 카에다 정권의 연계성을 내세우며 반박하는 등 첨예한 입장차를 보였다.

◇의회, 거래 연기 요구= 존 워너(공화)상원 군사위원장은 이날 90분간의 브리핑을 청취한 후 의회가 이번 거래를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내주 최소한 45일 이상의 검토를 명령하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할 것이라면서 "이것이 아마도 이번 사안을 이해할 첫 조치일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의원은 이날 "항만 안보는 곧 국가 안보이며, 국가 안보는 곧 항만 안보"라며 "이번 거래는 백악관의 판단 실책"이라고 쏘아붙였다.

한편 칼 로브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중요한 것은 의원들이 충분히 설명을 듣는 시간을 갖는 것"이라면서 거래 종결을 연기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두바이와 영국 기업간의 인수 거래는 오는 3월2일 완결될 예정이었다.

◇ UAE는 미국에 어떤 존재인가= 민주당의 칼 레빈 의원은 "대테러전에 관한한 UAE는 일관되지 않은 역사를 지녔다"면서 "UAE는 9.11 테러를 주도한 오사마 빈 라덴을 지원했던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을 인정한 전세계 얼마 안되는 국가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수백만 달러가 UAE 금융 기관들을 통해 알카에다에 지원됐다고 적시했다.

이에대해 행정부 관리들은 UAE는 대테러전에서 미국의 굳건한 맹방이었다면서 "테러 공포는 과장된 것이며,거래 심사가 엉성하거나 무심결에 이뤄진 것이 아니며 세밀하고도 포괄적이었다"고 말했다.

◇부시, "국민은 안보 걱정말라" =부시 대통령은 이날 각료 회의에서 "안보가 우려됐다면 거래가 진척시키지 못하도록 했을 것"이라면서 "국민들은 안보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국이 운영하면 괜찮고, 대테러전에 역시 미국의 귀중한 동반자인 다른 맹방의 기업은 안된다는 것은 중동의 기업에 대해 이중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든다" 면서 "맹방들에게 혼돈된 메시지를 주지 않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 거래 중지 소송= 뉴욕및 뉴저지 항만국은 안보 문제를 이유로 항만 운영권을 두바이 기업에 넘기려는 영국의 'P앤 O' 사를 상대로 금명간 지난 30년간 지속돼온 임대 계약을 중단하는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두바이 기업의 'P앤 O' 인수를 봉쇄하기 위한 이 소송과 관련, 항만국은 "문제의 거래를 인가한 연방 정부로 부터의 투명한 설명도 없고, P앤 O'도 우리가 검토하고 동의할 기회를 주지 않았기 때문에 이 거래를 중단시킬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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