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2-05 10:49

노 대통령 “항운노조 상용화법안 국회통과”에 격려 댓글

"수고하셨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일 국정브리핑 사이트(www.news.go.kr) 정책뉴스 코너에 게재된 '항만노무 상용화 법안 국회 통과' 기사 아래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웃는 얼굴의 아이콘과 함께 직접 이 같은 댓글을 달았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인터넷주소(IP) 확인 결과 '대통령'이란 아이디로 실린 이 글은 실제 대통령이 작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이 본 회의서 의결된 수많은 법안 가운데 이 특별법에 대해 유독 이례적이고 공개적으로 해당 부처의 노고를 치하한데는 나름대로의 배경이 있다는 것이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항운노조와 대통령의 인연은 노 대통령이 초선의원으로서 제 13대 국회 노동위원회에서 활약하던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노 의원은 상임위에서 끊임없이 항운노조 노무 공급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정부에 대해 항운노조 비리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국회 회의록에 따르면 노 의원은 1989년 2월21일자 노동위회의서 당시 장영철(張永喆) 노동부 장관을 앞에 두고 이렇게 역설했다.

"불법한 힘을 휘두르는 조직이 (항운)노동조합조직 안에 있다, 84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구조적 비리들이 자행되고 있다, 여기에 권력이 이를 옹호하고 있다는 의혹이 짙다, 이렇게 본위원은 주장합니다"

그는 장관에게 항운노조에 대한 노동부 감독체계의 허술함을 따졌고 상임위 차원에서도 조사소위나 조사단을 구성, 비리 의혹이 짙은 부산항운노조에 대해 조사를 실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노 대통령은 지난 2000년 8월부터 2001년 3월까지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재직하는 동안에도 비록 임기안에 가시적 성과를 거두지 못했으나 항운노조 상용화 관련 연구 용역을 직접 챙기는 등 이 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격려를 듣게 된 해양부 관계자들은 이를 반기면서도 일부는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혹시 대통령의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가 항운노조원들을 자극해 반발이 커지지 않을 까 하는 우려에서다.

해양부 관계자들은 이에대해 "대통령이 비정상적 독점과 그에 따른 비리 등 항운노조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는 것과는 별개로, 물류의 최일선에서 그동안 땀흘린 항운노동자들의 노고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다.

지난 1일 본회의를 통과한 특별법에 완전고용과 정년보장, 이를 준수하지 않는 업체들에 대한 벌칙이 명문화되는 등 기존안보다 강화된 고용안정 장치가 큰 마찰없이 추가된 것도 대통령과 정부의 이 같은 시각이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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