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2-03 12:24
중국측 새 파트너 물색 소식에 국내 업계반발
평택과 중국 롱청(榮城)간 국제카훼리서비스의 운항중단이 장기화되고 있어 업계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3일 이 항로 운항사인 대룡해운(주)과 업계에 따르면 평택-롱청 카훼리서비스는 지난 10월18일부터 운항중단에 들어간 뒤 45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운항 재개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한 실정이다.
이와 함께 중국측 파트너인 서하구그룹이 대룡해운을 배제하고 새로운 파트너를 물색중이란 얘기까지 전해지면서 양측간 갈등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운항중단의 원인은 크게 용선료 미지급 문제와 신규선박 도입을 둘러싼 양측간 의견 대립, 서하구측의 분식회계 의혹등을 들 수 있다.
서하구 그룹은 대룡호(1만8천t급, 정원 830명)의 용선료를 월별정산이 아닌 비용상계방식으로 지불해 왔을뿐 아니라 이마저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미지불 용선료가 누적돼 왔다. 운항중단전까지 서하구 그룹이 미지불한 용선료는 1천400만달러에 달한다.
이런 와중에 서하구 그룹은 당시 하루 1만2500달러였던 대룡호 용선료를 7천달러로 하자고 주장, 양측간 갈등이 심화됐다. 3천5백달러만 지불하겠다는 서하구측의 계산이 깔려 있었던 것. 대룡해운측은 2만t 선박의 용선료가 7천달러인 경우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운항중단 얼마전 서하구측이 2004년도에 대한 회계결산이 다 끝나고 양측간 합의서까지 작성한 상태에서 업무착오로 비용을 빠뜨렸다며 140만달러를 대룡해운측에 청구해와 갈등은 첨예화됐다. 대룡해운은 서하구그룹측에 비용에 대한 내용을 요구했으나 이를 입증하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다.
대룡해운은 서하구그룹의 분식회계 의혹도 제기했다. 대룡해운측은 서하구 그룹이 작년부터 항목에 있지도 않았던 자녀출산비나 직원 기금등의 비용을 만들어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과 중국의 물가를 감안할 때 중국의 비용이 한국보다 적어야 함에도 서하구측이 발표하는 비용은 대룡해운측 비용과 거의 차이가 나지 않거나 많았다고 했다.
이에 더해 운항중단의 도화선이 된 것은 신규 선박 구입문제다. 서하구 그룹은 대룡호의 용선계약기간 만료일(10월 17일)이 가까워 오자 재계약을 거부하고 새로운 선박을 구입하자고 대룡해운측에 요구했다. 그러나 당장 운항에 들어가야 하는 시점에서 선박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도 하지 않아 대룡해운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룡해운 관계자는 "현재 한중간 여객승선실적에서 1위를 하고 있는 대룡훼리를 다운그레이드로 선박을 바꾸는건 말이 안된다"며 "선박을 키워서 새로운 선박을 구입한다면 우리도 이를 검토해볼 수 있었음에도 서하구측은 이에 대한 아무런 대안 없이 단지 선박을 바꾸자고만 했다"고 말했다.
결국 이후 양측은 아무런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18일 운항중단에 들어가게 됐다. 현재 대룡해운은 전직원의 90%가 유급휴가중이며 직원 몇명만이 회사를 나와 업무를 보고 있다. 대룡호는 평택·당진 외항에 계류중이다.
운항중단이후 2~3차례 대룡해운의 방문으로 양측은 협상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입장의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룡해운은 상대측이 전향적인 자세로 협상에 임한다면 당장이라도 운항재개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나 업계는 양측 갈등이 쉽게 봉합되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라 운항재개는 당분간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서하구측이 대룡해운을 배제하고 새로운 파트너를 물색해 항로재개를 모색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어 국내 카훼리선사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현재 서하구측은 중국쪽 하주에 새로운 파트너로 내년초에 이 항로 운항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업계관계자들은 전했다.
업계는 만약 서하구측이 새로운 파트너로 이 항로에 서비스를 재개할 경우 50대 50의 지분구조로 이뤄져 있는 한중 국제카훼리 업계에 파트너계약 일방적 파기라는 전례를 만들게 됨으로써 앞으로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경우 한국측 파트너의 피해가 속출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관련 "서하구측이 새로운 파트너로 운항재개를 한다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국측) 어느 선사도 서하구측 제안을 받아들여선 안될 것"이라며 "한국 카훼리업계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중간 카훼리선사 권익단체인 황해객화선사협의회는 최근 긴급회의를 통해 '절대 용납불가' 입장을 정했으며 해양수산부도 "새 파트너로 항로에 들어와도 승인을 내주지 않겠다"는 방침을 지난달 30일 서하구측에 전달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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