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7-22 17:20

한국기업, “칭다오 가면 미래가 보인다”

중국 칭다오(靑島)의 위성도시인 평도(平度)시의 한 조그만 공업단지에 인천.경기지역의 중소기업이 몰려 들고 있다.

칭다오의 5개 위성도시중 한 곳인 평도시에서 승용차로 10분거리에 위치한 '동화공업원(同和工業園)'에는 국내 중소기업가들의 입을 통해 입주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일명 '깡촌'을 연상케 했던 이 도시는 불과 10년새 한국 기업의 진출로 인구가 배로 증가, 6만5천여명이 거주하는 기업도시로 탈바꿈하면서 '구(區)'로 승격됐다.

지난 1995년 국내 기업이 첫 진출한뒤, 현재는 자동차부품, 전자, 제조업 등 전체 입주기업(220곳)중 27%에 달하는 60곳의 한국 중소기업이 생산활동을 벌이고 있다.

인천.경기지역 업체만도 절반이 넘는 36곳에 이르고, 이들 업체 대부분이 인천의 남동공단, 시화공단에서 진출한 이름만 들어도 유명세를 알 수 있는 중소업체이다.

이 때문에 동화공업원은 칭다오내 16개 공업단지중 외자유치 순위 1위를 내닫고 있다.

인천시가 지난 1998년 무려 53억여원을 들여 중국 단둥(丹東)시에 조성한 '인천단둥산업단지(13만2천평)'가 인천의 중소기업으로 외면당해 실패한 현실과는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동화공업단에도 외국기업 유치를 위해 각종 인센티브를 내놓고 있지만, 입주업체들은 외자유치 1등 공신으로 청도동화공업원 관리위원회소속 부주임 김영철(金永哲.49)씨를 꼽는데 주저하질 않는다.

중국 대학교수에서 지난 1990년 현대중공업의 중국 해남도 석유시추탑설치시 현대에서 근무한 경험을 가진 김씨는 '동화공업단의 메이커'로 널리 알려져 있다.

"기업인이 하자는 방식대로 해야 공업단지가 활성화되며, 기업문화를 아는 공무원이 기업을 관리해야 한다"는게 김씨의 외자유치론이기도 하다.

현지에서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영진정공의 최광묵부사장(46)은 "동화공업단지내 진출기업으로부터 김씨의 외자유치 노력에 대한 얘기를 듣고, 결국 이 곳에 정착하게 됐다"며 "단지내 한국기업중 99%가 김씨를 보고 입주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입주동기를 설명했다.

김씨는 중국 진출 희망을 갖는 인천 남동공단의 중소기업들을 여러 차례 방문, 회사의 특성을 파악한뒤, 마게팅 연구를 통해 기업을 대신한 생산관련 업무조사를 직접 실시한다.

입주 대상 기업가들에게는 공장건립시 위치와 방향 뿐 아니라, 부품조달 방법구입처 제공, 입주기업가들과의 대인관계 등 여러가지를 상세히 설명해준다.

김씨는 이미 수 년전부터 '중국에서 투자하시려면 김영철을 찾으십시오'란 중국투자수첩을 제작, 국내 기업을 상대로 활발한 세일즈를 펼치고 있다.

수첩에는 동화공업단을 찾아오는 법(항공 및 해운편), 중국 투자시 유의사항 및 투자상식, 입주기업 현황 등이 상세히 기술돼 있다.

김씨는 "과거에 '한국업체들이 중국에 가면 망한다'는 관념을 없애야 한다"며 한국이 세계화를 이룩하려면 중국(칭다오)부터 진출해야 한다"며 여전히 성실한 세일즈를 강조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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