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7-11 11:27

두바이유 55달러 돌파..경제에 '먹구름'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가 심리적 마지노선인 배럴당 55달러를 넘어서는 등 사상 유례없는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한국경제에 적지않은 부담을 주고 있다.

고유가가 지속되면 생산자, 소비자 물가가 치솟아 소비 감소와 함께 비용상승을 가져와 경제성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정부가 4%내외로 하향조정한 경제성장 목표마저 달성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생기고 있다.

정부가 석유시장의 조기경보지수를 경계단계로 올려 강제적인 석유 수요억제조치로 돌입할 가능성도 한껏 높아졌다.


◇ 유가 상승세 지속될듯

두바이유는 지난 8일 허리케인 '데니스' 발생으로 인한 미국 석유생산 차질 우려으로 배럴당 55.40달러를 기록, 사상 최고가를 넘어섰다.

55달러는 지난해말 정부가 내놓은 전망치인 35달러보다 57%나 높은 수준이다.

이런 국제유가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4.4분기부터는 동절기 수요가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이준규 박사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동 지역 정정불안과 원유 추가 생산능력 부족, 정유시설 부족 등의 유가 상승 요인들이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며 "하반기에도 유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성장률 축소, 물가상승 우려

연구기관들은 유가가 10% 오를 경우 국내총생산(GDP)을 0.13~0.14%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가가 55달러를 유지할 경우 이를 토대로 계산한다면 GDP의 0.74%가 깎이는 셈이다.

정부는 유가상승 등 대외악재가 지속되자 이미 올해 성장목표치를 4%내외로 하향조정했다. 한국은행도 3.8%로 내리는 등 다른 연구기관들의 성장전망치 하향조정도 잇따르고 있다.

고유가는 또 소비자물가를 상승시키는 것은 물론 가계 소비지출을 위축시켜 내 수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기업의 매출액과 채산성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유가가 10% 오를 경우 국내총생산(GDP)의 0.5% 내외에 해당하는 실질구매력 위축을 가져오고 경상수지를 20억달러 내외로 축소시키며 소비자 물가도 0.1% 상승시킬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두바이유가 55달러 선을 유지할 경우 국내총생산의 28.5% 내외로 실질구매력이 위축되고 경상수지가 111억 달러 내외로 줄어드는데다 소비자 물가가 0.6%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정부 석유수요 강제억제 시작하나

정부는 이달 중순 중동산 두바이유가 배럴당 50달러를 웃돌고 6월 석유시장의 조기경보지수가 경계수준으로 진입하면 강제적인 석유 수요억제 조치 시행에 들어갈 전망이다.

조기경보지수는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잉여공급량, 실질유가영향지표, 세계경제지표, 선물포지션 등 18개 변수를 토대로 만든 것으로 조기경보지수가 3.5를 넘으면 경계 단계로 진입한다.

강제적 석유억제조치로는 목욕탕, 찜질방 등 에너지 소비가 많은 업체들의 영업시간제한 및 휴무제 실시, 24시간 편의점 및 대형 할인마트의 심야영업 부분제한, 백화점 골프장의 실내조명 제한조치 등이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 달 중순 나오는 6월치 조기경보지수가 경계단계에 다다르고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50달러 이상이 지속될 경우 강제적인 석유수요억제 조치가 시행될 수 있다"면서 "일단은 조기경보지수가 어떻게 나오는 지 봐야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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