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4-07 16:51

끝이 안 보이는 부산항운노조 비리

제보 계속들어와 수사 장기화 가능성


부산항운노조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4주째로 접어들었지만 노조 간부들이 계속해서 구속되면서 `비리의 끝'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검찰에 구속된 노조 간부는 모두 16명이며 전 위원장인 오민웅(64)씨도 수천만원의 착복혐의가 포착돼 검찰의 추적을 받고 있다.

이로써 오문환(66), 박이소(60)씨 등 80년대 이후 최근까지 노조 위원장을 지낸 실세 3인방이 모두 사법처리될 위기에 놓였다.

또 위원장 유고시 직무를 대행할 수 있는 노조 상임부위원장 6명 중 3명이 구속됐고 1명은 수배됐으며 부장급 간부 6명 가운데 주요 보직을 맡고 있는 3명도 구속됨으로써 노조 지도부는 사실상 붕괴상태다.

이들이 받고 있는 혐의는 크게 공금횡령과 인사비리 등 2가지다.

공금횡령은 노조 기금인 노임손실보상금으로 각종 공사를 진행하며 업자와 짜고 공사비를 부풀린 후 10~20%를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총무부장이 일괄 수령해 직급에 따라 나눴다.

또 인사비리와 관련한 부분은 채용과 전보, 승진 대가로 조합원들끼리 주고받았으며 말단에서 수금된 돈은 반장이나 소장을 거쳐 노조 지도부로 전달됐다.

특히 노임손실보상금의 경우 부두운영사로부터 `일거리가 줄었으니 보상하라'며 억지를 쓰다시피 해 받아낸 돈으로 노조 지도부는 조합원 복지에 사용해야 할 이 기금을 사금고처럼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270억원에 달하는 이 돈 자체의 위법성 여부에 대해 법률검토를 진행하고 있지만 마땅히 적용할 법조항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도 오 전 위원장의 최고 측근중 한 간부는 학력까지 속여가며 노조의 최 고 브레인 역할을 해 왔으며 각종 협상테이블에 앉아 협상을 진행하고 노조 쟁의기금까지 착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이 이번에 불러들여 조사한 조합원만 60여명에 이른다. 그러나 아직도 노조 간부의 비리에 대한 제보가 계속되고 있고 수뢰액도 늘어나고 있다.

일단 검찰은 이르면 다음 주까지 수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지만 항운노조의 비리가 워낙 뿌리깊어 수사일정은 더욱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부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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