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02-18 16:20

[ 한보사태를 보는 해운업계의 시각과 대응 ]

한보사태를 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매섭고 차디차기만하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경제가 깊은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마당에 새해들어 우리경제
에 치명타를 안겨주었고 더군다나 정·재계의 비리의혹마저 강력히 제기되
고 있어 한보그룹자체의 공중분해를 국민들은 당연시 하고 있다.
따가운 국민들의 눈총을 피하지 못하는 정부의 경제정책도 딱하기만 하지
만 한보사태의 여파로 관련업계의 고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해운업계도 한보사태로 이미지 손상은 물론이고 올 해운시황 전망에 큰 기
대를 걸지 못하고 있다.
수서사건으로 경영상 큰위기에 직면했던 한보그룹이 재계 순위 14위로 뛰
어오르면서 한보그룹 鄭총회장이 처남의 이름을 빌어 세양선박을 인수하는
과정에선 해운업계측은 나름대로 좋은 시각을 갖고 업계의 발전에 일조할
수 있다는 한가닥 희망을 가져보기도 했던 것이 사실이다. 현재로선 (주)
한보의 해운사업부 향방에 대해 비관적인 쪽보다 법정관리상태하에서도 한
보철강의 수송관리에는 해운사업부의 역할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관계자들
은 큰 우려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밖에서 보는 제삼자의 입장에선 한보그
룹 모기업인 (주)한보에 한보철강의 수송업무나 하역업무를 맡도록 하는
해운사업부를 설치하면서 해운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해운에 대한 투자와
해운에 대한 높은 관심도에 애착도 가져보았지만 지금은 해운업계에 아쉬
움만 남겼다는 생각들이 지배적이다. 한보측이 해운업에 뛰어들면서 새로
운 바람을 일고 올 것이라는 기대는 산산조각 무산되고 말았지만 세양선박
을 맴도는 풍문들은 해운인들의 마음을 어수선하게만 하고 있는 것이다.
해운업이 봉이 돼 버린 느낌마저 들어 괜실히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한것
도 사실이다.
해양수산부가 새로이 출범하면서 우리 해운업의 위상이 상대적으로 높아지
고 경제계에서의 목소리가 한층 높아진 것도 사실이지만 이번 한보사태가
보이지않게 해운업계 이미지를 손상시켜 해운인들의 새로운 각오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선주협회도 한진해운 조수호사장이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새로이 출범
했고 해양수산부는 97년 해운정책 기본목표를 세계 제 5대 해운강국을 목
표로 하고 있어 금년 우리 해운업계가 재도약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
고 제도적인 뒷받침도 기대되고 있는 것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입과 함께 자본이동의 자유화가 본격화될 경우
외국자본의 국내유입으로 우리 해운시장도 외국업체들의 참여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해양수산부도 이와관련 규제완화 및 제도개선을 통
한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를 올들어 특히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적극적인 국제해운협력을 추진하고 나아가 한반도를 세계 해운센터
화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한해가 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기본방향을
제시하고 있어 우리 해운업계가 한보사태로 그으러진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꽁꽁 얼어붙은 세밑경기가 말해 주 듯 수출경기 전망도 지난해보다 어둡기
만 하지만 전향적으로 시핵을 펴나가고 해운업계 현안과제들을 한가닥씩
풀어나갈 때 올 우리나라의 해운경기는 비관적이지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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