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1-22 09:37
지역민들, "정치권 눈치보기. 지역이기주의 때문"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이 왜 광양으로 오지 못하고 있는가?
광양, 순천, 여수시 등 전남 동부권 주민들은 광양항 컨부두개발과 관리가 주 업무인 컨부두공단이 계속 부산에 있는 이유에 대해 의아심을 넘어 의혹의 눈초리로 보고 있다.
주민들은 컨공단이 부산과 광양 컨부두 건설과 관리를 목적으로 설립된 만큼 당초 본사를 부산에 둔 것에 대해서는 이해하고 있으나 지난 1월 16일 부산항만공사(BPA) 설립으로 부산 컨부두 건설과 관리가 BPA로 넘어간 뒤 사실상 부산항에서 할일이 없는 데도 계속 부산에 남아 있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광양 컨부두를 효율적으로 건설.관리하고 물동량 유치에 적극나서야할 컨공단이 왜 부산에 계속 있는지 모르겠다"며 "현장에 멀리 떨어져 있어 과연 업무를 제대로 추진하고 있는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노 대통령과 현 정부가 광양항을 부산항과 함께 동북아 물류 중심으로 육성한다고 거듭 밝혔는 데도 광양항 육성에 앞장서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는 기관이 부산에 있다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컨공단 광양사업단 직원들도 본사의 눈치를 보느라 강력한 발언은 피하면서도 "부산에 있을 필요가 없다는 데는 모두가 동감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 실정이다.
컨공단을 감독하는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 관계자들은 수차 컨공단의 광양이전을 약속했었다.
노 대통령이 해양부장관시절 여수해양청을 들린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검토하겠다'고 발언한 것을 시작으로 역대 장.차관들이 컨공단 이전에 공감을 표했으며 특히 최낙정 전 장관은 "당연히 이전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었다.
전.현직 장.차관들은 공통으로 "컨공단이 부산,광양항 개발.관리이나 사실상 광양항 개발이 주 업무인만큼 광양이전에 동의한다"며 "BPA가 설립되면 그나마 부산항에서 할 일이 없기 때문에 늦어도 BPA설립과 함께 이전할 것"이라고 말해 왔다.
그러나 BPA가 설립된 뒤 해양부와 컨공단의 말이 달라졌다.
광양항에 컨부두 종합지원건물인 마린센터가 준공되는 2006년말에나 광양으로 이전하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해양부와 컨공단의 달라진 입장에 대해 지역민들은 해당 기관이 정치권의 눈치를 너무 보기 때문으로 이해하고 있다.
순천.광양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상의를 포함한 각계에서 컨공단 이전을 해양부와 컨공단에 수차 건의해 왔으나 뚜렷한 이유 없이 계속 미루고 있으며 일부 해양부 관계자는 ‘부산쪽 눈치를 보고 있는 만큼 조용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이는 지난 8월 해양부 한 고위관계자가 ‘부산쪽 눈치를 보느라 광양항에 대한 필요한 집중 투자가 어렵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며 "국가의 중요한 사업추진이 정치권이나 지역이기주의에 흔들리고 있다"고 걱정했다.
최근 2개월간 물동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떨어지는 등 광양컨부두의 물동량 확보에 위기를 맞고 있는 데도 화물유치에 앞장서야 할 컨공단이 한가하게 부산에 계속 있는데 대한 명확한 답변을 지역민들은 바라고 있다.
윤모(47.광양시 광영동)씨는 "컨공단이 왜 부산에 계속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하지 않을 경우 정부에 대한 지역민들의 불신은 커져 갈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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