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7-08 10:22
안전불감증, 입출항 선박 증가 원인
최근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부산항에 안개가 끼는 농무(濃霧)현상이 자주 발생하면서 선박충돌사고도 속출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사고가 줄어들지 않고 해마다 비슷한 시기에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안개로 인한 충돌사고는 선박운항자들의 안전불감증과 부산항을 운항하는 선박수의 증가가 주원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8일 부산지방해양수산청과 부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농무기인 3월부터 지금까지 부산항에서 발생한 선박사고는 14건이며 이중 안개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선박충돌사고는 7건이다.
이들 사고는 선장이나 항해사들이 안개를 가볍게 보거나 충돌경고 등 각종 위험신호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발생했다는 것이 관계당국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실제로 7일 오전 부산 북항 조도방파제 입구에서 컨테이너선 현대하모니호(1만3천267t)와 입항중이던 컨테이너선 칭다오호(3만9천941t)가 충돌한 사고에서도 선박운항자들의 안전부주의가 그대로 나타났다.
부산항 관제실 관계자는 "사고 직전 현대하모니호와 칭다오호에 '부산항에 안개가 끼여있고 충돌이 우려된다'며 조심할 것을 경고했으나 현대하모니호에서는 알겠다는 대답을 하고도 사고를 냈고 칭다오호는 아예 응답조차 하지 않았다"며 "안개와 충돌경고를 무시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최근 부산항을 운항하는 선박의 수가 크게 증가한 것도 잇따르는 선박충돌사고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현재 하루평균 부산항을 입출항하는 선박은 300여척으로 선박들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대기하는 선박들이 늘어나면서 충돌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안개가 낀 시각에 대형선망어선들이 한꺼번에 출항할 때도 충돌사고 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일 오전 부산 감천항에서 발생한 선망운반선 356동진호(169t)와 폐기물운반선 3한림호(887t)의 충돌사고가 이에 속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항 관제실은 "선박의 운항방향, 코스, 속도 등을 바로 파악할 수 있는 최첨단 레이더가 도입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나 선박운항자들이 조심하지 않으면 사고를 막을 길이 없다"고 말했다.
부산해경 관계자는 "밤낮의 일교차가 크고 습도가 올라가면서 새벽 시간대에 짙은 안개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순간의 방심으로 사고가 발생하는 만큼 대형선박은 징소리같은 것으로 선박운항을 알리는 무중항법을 사용해야하고 출어선박도 경각심을 갖고 선박운항이 잦은 곳은 피해 다녀야한다"고 말했다.(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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