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6-28 09:43
이라크 저항세력에 피랍됐던 김선일씨가 안타깝게도 피살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해운, 무역업계 관계자들은 잘 나가는 대 중동수출에 이 사건이 큰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다.
해운, 무역업계에서는 이라크 전쟁발발이후 중동항로에 사실 큰 기대를 걸지 않았으나 세계해운시황의 호황세에 물동량과 운임시세가 동반상승하면서 중동항로는 예상을 깨고 업계가 가장 신뢰하는 항로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이번 김선일씨 사건은 우리 군의 이라크 파병과 맞물려 새로운 중동특수를 기대했던 선사와 하주들에게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다. 우리나라 대중동 수출은 지난 1980년대 25억4천만달러 규모이던 것이 이라크 전쟁이후 급증하기 시작해 작년에는 85억9천만달러로 3배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이라크전 이후 중동특수로 불릴 정도로 호황을 구가했던 중동항로 경기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어 앞으로 항로사정 전개가 주목된다.
특히 이라크 수출의 경우 지난 5월까지 6천5백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2천240%의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급상승세를 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직접적인 타격의 대상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대 이라크 수출은 최근 미군이 저항세력에 대한 봉쇄작전에 들어가면서 암만과 바그다드를 잇는 무역루트가 사실상 폐쇄된데다 이번 사태까지 겹쳐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 확실시 된다.
무역협회 관계자들은 중동지역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2%에 불과해 전반적인 수출에 큰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현지 수출은 당분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테러가 활개를 치고 있는 중동사태는 김선일씨 사건으로만으로 끝날 것 같지는 않다. 제2, 제3의 김선일씨 사건이 터질 것이 예상된다. 우리 군의 추가 파병이 확정된 상태에서 이라크 테러집단의 한국군과 우리 교민에 대한 타깃 테러가 더욱 거세게 이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해운업계에서는 중동항로의 활황세에 맞춰 선대의 확충은 물론 수출물량 목표치를 상향조정하는 등 중동항로에 거는 기대가 매우 컸다는 점에서 이번 김선일씨 사건이 대 중동 서비스에 큰 악재로 작용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우리 국민들로 하여금 아랍권에 대한 부정적 시각의 골을 더욱 깊게 할 것으로 보여 중동국가와의 교역에는 상당한 차질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항로는 내달 1일부터 운임을 재차 인상하는 등 호조세를 유지하고 있다. 당장 김선일씨 사건이 중동항로 물량 위축으로 노정되지는 않더라도 중장기적으로 볼 때 우리정부의 대중동 정책변화나 중동지역에 대한 우리 기업의 진출의지의 약화로 중동특수에 거는 기대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될 것으로 관측된다.
해운, 무역업계는 중동항로의 전반적인 시황분석을 통해 지혜롭게 타개해 나갈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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