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3-11 09:49
(제네바=연합뉴스) 한-EU 조선분쟁 패널은 9일과 10일 이틀동안제네바의 세계무역기구(WTO)본부에서 분쟁 쌍방이 참석한 가운데 첫 심의를 가졌다.
WTO소식통들에 따르면 이틀간의 회의에서 EU측은 패널 위원을 상대로 한국이 수출입은행을 통한 선박금융과 선수금 환급보조, 부채탕감을 통한 구조조정 등의 방식으로 WTO 협정에 위배되는 보조금을 조선산업에 지원했다는 주장을 거듭 제기했다.
김현종 외교통상부 통상교섭조정관을 비롯한 한국측 대표들은 이날 회의에서 정부의 구조 조정은 금융위기라는 특수상황에서 이뤄진 것이고 상업적 기준에 입각한 것으로서 특정기업이나 산업을 목표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측은 아울러 국내 조선업체가 EU와 다른 시장을 점하고 있어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없다는 입장임도 강조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날 회의는 EU가 지난 2002년 10월 국내 조선업계를 WTO에 제소한데 따른 것으로 한국과 EU가 WTO무대에서 공방을 벌이는 첫 라운드에 해당한다.
한국도 현재 EU의 조선보조금을 문제삼아 WTO에 맞제소한 상태로, 이를 조정할패널 설치는 이달 하순께 결정될 예정이다.
WTO는 지난해 7월 EU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분쟁의 강제 조정 절차인 패널을 설치했다. 패널의 첫 심의가 당초 예정보다 크게 늦어진 것은 양측간 입장차가 워낙크고 조사 자료가 방대한데다 번역 작업에 오랜 시간이 걸린 때문이었다.
WTO측은 당초 정보수집과 당사국 구두주장 청취 등을 통해 지난해 10월 초 중간보고서를 낸 뒤 12월 최종보고서를 발간한다는 계획이었다. 현재의 진도로 보면 패널 판정은 8월이 돼야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또 최종보고서가 나오더라도 당사국 중 한쪽이 그 결과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상소 절차와 2-3개월간의 조율을 거쳐 최종 결과를 도출하도록 돼 있어 자칫하면 연내 매듭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한편 9일 열린 회의에서는 일본과 중국, 멕시코, 중국 등도 제3자 자격으로 참가해 양측의 공방을 예의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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