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11-30 11:33

[ (인터뷰)-2년차 ]

(주)미원 물류본부 중앙물류팀 정재윤 사원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서 웬지 화제가 궁색할 때 묻게 되는 것 중의 하나가
아마도 인생의 좌우명일 것이다.
그럴 경우 묻는 사람도 별다른 대답을 기대하지 않는 것이 사실이고, 대답
하는 사람도 평범한 대답 외에 특별히 대꾸할 말이 없는 것이 십중팔구.
하지만 「연꽃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신선한 대답을 한 자가 있으
니 그가 바로 물류부서 2년차인 (주)미원 물류본부 중앙물류팀 정재윤 사
원이다.
그의 해석을 빌자면 연꽃은 진흙 속에서 피는 꽃이니 자신이 처해 있는 환
경을 탓하지 말고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자는 의미라나.
현 물류부서에서 주문과 수급을 담당하고 있는 그는 대학에서 물류와는 좀
거리가 있는 수학을 전공했다.
수학과의 경우 대부분 진로가 교사 아니면 전산관련 직업으로 굳어져 있다
고 한다.
그의 경우 일반 기업체에 근무를 하고 있고 아직까지는 그래도 일반에게
생소한 물류 일을 하고 있으니 과 동기들과는 조금은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미원에 입사한 것이 94년 12월 27일입니다.
그 후 3개월간의 수습기간을 거치고 지금의 물류부서에 발령을 받았습니
다.
정확하게 따지자면 물류부서 업무는 1년 8개월이 된 셈이죠.
졸업할 무렵 진로를 고민하면서 남들이 안하는 특별한 일을 하고 싶었습니
다.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또 다른 진로도 있을 수 있다는 비젼을 보여주고도
싶었구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남들보다 튀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할 수 있죠.”
그에게 있어 지난 2년간은 정신 없이 바쁜 기간이었다고 한다.
뒤돌아 볼 틈도 없이 바빴던 그 기간 동안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
력했고, 물류부서의 적절한 지원으로 영업의 목표가 달성됐을 때 정말 가
슴 뿌듯했다며 싱긋 웃는다.
“각 업무마다 그 업무의 고유한 역할이 있기 마련인데, 「음지에서 일하
고 양지를 비춘다」라는 말이 물류의 역할에 맞는 말이 아닐까 생각됩니
다.”
처음에 말주변이 없음을 강조하면서 인터뷰는 처음이라 약간 떨린다는 말
과는 달리 그의 언변은 말 그대로 ‘청산유수’수준이었다.
더구나 머릿속에 팍팍 박혀오는 적절한 예까지 섞어가면서 말이다.
동네 비디오 가게 주인아저씨가 새 프로가 나올 때마다 전화를 해줄 정도
로 영화광인 그는 기억에 남는 영화로 로버트 레드포드 주연의 「내추럴」
을 꼽았다.
로버트 레드포드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
말 나온 김에 여배우 중에 좋아하는 사람은 없느냐는 질문을 하자 그는 고
개를 갸우뚱거린다.
동경하는 남성상이 뚜렷하게 서 있는 것과는 반대로 여자에 대한 이상형은
선뜻 말하기가 어렵단다.
모든 가능성에 문을 열어 놓고 싶다는 것이 그의 변명 아닌 변명이었는데
듣고 보니 그럴듯했다.
굳이 선을 긋자면 정열과 성실성을 갖춘 여성이었으면 좋겠다고.
마냥 선해 보이기만 하는 외모와는 달리 그는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운동으로 풀고 있다.
여러가지 운동을 많이 했는데 그중에서도 대학 1학년 때 시작해서 지금까
지 하고 있는 검도가 가장 적성에 맞는다고 한다.
“모든 업무가 마찬가지겠지만 물류도 다른 곳에서 성공했다고 하는 소위
선진사례가 모든 회사에서 맞아들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이유에서 각 회사 실정에 맞는 고유한 색깔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라며 색깔론을 펼치는 그의 태도는 자못 진지하다.
7살 무렵 사관학교 제복을 입은 작은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어렴풋이나마
남성에 대한 이상형을 설정했다는 그는 한때 전투기 조정사를 꿈꾸기도 했
다.
지금은 현재 일하고 있는 분야에서 최고가 되려는 욕심을 가지고 있고 아
울러 여유가 된다면 조정사 면장을 따보려고 계획하고 있다는 이 남자, 삶
에 대한 진지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는 2살바기(?) 물류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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