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8-22 17:53
(부산=연합뉴스) 컨테이너 운송업체들이 운송료 인상 등 화물연대의 요구를 상당부분 수용하고도 다시 물류대란에 직면하자 큰 불만을 표시하며 강경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일부 운송업체는 이미 예고된 상황에 대해 당국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며 울분을 터뜨리기도 했다.
22일 오전 부산지방해양수산청에서 열린 부산항 비상수송대책회의에서 운송업체 대표들은 최근 부산에서 실시한 컨테이너 부분 협상에서 잠정 합의를 이끌어 내고도 발표문의 문구때문에 최종 협상이 결렬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날 오전 민주노총에서 열린 22차 교섭은 컨테이너 부분만 다뤘음에도 합의내용이 단체 협약이냐 단순 타결이냐 문제에 대해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렬됐다.
컨테이너 운송업체들은 또 컨테이너와 상관없는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때문에 운송료 인상 등의 조건을 수용하고도 이같은 피해를 보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회의 참석 대표들은 "이왕 절단났다. 화물선을 부산항이 아닌 중국으로 돌리자. 기존 위수탁계약을 모두 해지하겠다"며 강경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들은 또 "21일 밤 창원터널과 부산대티터널에서 화물연대 소속 운전사들이 컨테이터를 운송차량에 돌을 던져 유리창을 부수고 비조합원들을 전화로 위협한 사건도 발생, 운행을 하고 싶은 운전사들도 부두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같은 업체의 불만에 당국은 화물연대 소속 운전사들을 부두로 불러들일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은 내놓지 못한 채 가능한 모든 법적 방법을 동원해 강경 대응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화물연대 운전사들이 운송방해를 하지 않고 차를 세워 두는 현재의 투쟁 방법에 대해서는 마땅한 대책이 없을 뿐 아니라 관련법을 총동원한다고 하더라도 일시 영업정지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통행방해 행위에 대한 단속외에 통행료 감면, 과적단속 완화, 대체 야적장 확보, 군인력 투입 등이 당국이 할 수 있는 대책의 전부다.
이밖에 노동부는 컨테이너 부분의 경우 BCT와 분리 협상이 가능하고 잠정 합의까지 이끌어 냈기 때문에 사태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반면, 해양수산부는 장기화 전망을 내놓고 있는 등 사태 추이에 대해 관련 부처가 다른 의견을 제시, 정부 대책의 난맥을 그대로 보여줬다.
허 장관은 이날 회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같은 잘못을 두 번 반복하면 멍청하다는 소리를 듣는데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사태가 벌어진뒤 수습하기 위해 모인 모두 멍청한 사람들"이라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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