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8-07 20:05
전국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가 다시 파업을 선언하고 나서 정부나 업계가 초긴장 상태다. 물류대란의 심각성을 한눈에 보여줬던 지난 5월의 화물연대 파업에 이어 지난 5월 15일 도출된 노·정 합의사항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20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지난 5월 화물연대의 운송거부로 인한 물류대란으로 무려 5억4천만달러의 피해를 감수해야 했고, 우리나라의 대외 이미지와 신인도가 크게 떨어져 동북아 물류중심국 지향 주요정책전략에 심대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IMF 구제금융 시절과 비교될 정도로 우리 경제가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또다시 물류대란을 가져 올 것이 불보듯 한 화물연대의 파업이 강행될 시 우리 경제가 입는 타격은 지난 5월 1차 파업때와는 양상이 매우 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가 제 갈길을 못찾고 갈지 자(之) 행진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의 한가닥 희망인 수출의 길을 막는 불법적인 화물연대의 파업은 공권력 등 무슨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막아야 할 것이다.
화물연대가 지난 5월 운송거부시 정부와 합의한 내용들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다시 파업의 길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화물연대의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아닌 정부와의 현안 타결은 애초부터 상당히 회의적으로 받아들여졌다.
화물연대는 운임협상이 진척되지 않고 있는 것은 합의당사자인 정부의 이행의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반발하고 있으나 화물운송의 구조적인 문제점 개선에 주력해 온 정부측은 운임문제는 운송업체, 화주, 화물연대가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선사나 화주측은 직접적 대화 상대자가 아닌 자신들을 끌어들이는 정부측의 태도에 반발하기도 했다.
화물연대의 파업을 막을 수 있다면 정부로선 어떤 수단도 동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왜냐하면 지난 5월 파업시 임기응변적으로 대응하다 물류대란의 엄청난 파괴력을 보았기 때문이다. 운송거부로 인해 부산항과 광양항 등 주요 항만의 기능이 마비되다시피했고 이로 인해 수출입 화물은 항만이나 하주들의 창고에서 쌓여 실로 엄청난 물류비의 손실을 봤던 것이다.
특히 부산항의 기능이 제 구실을 못하자 외국선사들이 부산항 기항을 기피하고 증국항만으로 직기항하는 사태까지 벌어졌고 이같은 상황은 우리나라 물류정책의 근간을 흔들 정도로 심각한 상황을 노정시키고 있어 오는 20일 예정돼 있는 전국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의 파업은 대화를 통해서든 공권력을 투입해서든 적법치 않은 파업은 설 땅이 없다는 선례를 남겨야 할 것이다. 재차 강조하지만 또다시 물류대란이 일어날 경우 우리경제의 회생은 더욱 멀어진다는 사실을 정부나 화물연대, 운송업체 등은 직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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