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1-01 11:42

미 서부항만 물류대란을 보면서

노사간의 협상결렬로 미 서부항만이 폐쇄되는 조치여파는 해운·무역업계에 막대한 피해를 가져왔다. 해운, 수출입업계의 손실은 물론이고 물류대란이 가져오는 엄청난 파급영향를 전세계적으로 알리는 기회도 됐다.
글로벌시대에서 국가간 교역은 경제성장에 있어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는 일부 몇몇 국가를 제외하고는 국가간 상호 경제협력에 의한 자국산업 육성과 국민경제의 윤택함을 추구하는 것은 경제의 효율적 측면에서 당연시되고 있고 필연적인 경제활동이 되고 있다.
글로벌시대에 있어 세계 교역량은 급증하고 있어 물류비 절감에 대한 업계의 관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큰 교역시장인 미국의 서부지역 항만이 노사간 갈등으로 폐쇄조치가 발생, 해운업체와 무역업체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하루 피해액이 수백억원에 달했던 이번 사태는 해운, 무역업계가 예전에 누렸던 북미시장의 성수기를 실종케 하는 결과를 낳았다.
세계경제가 불황인 상황에서 미 서부항만의 물류대란은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큰 손실을 가져왔으나 한편으론 물류의 중요성에 대해 기업이나 일반국민에게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됐다.
미 서부항만의 폐쇄조치는 우리에게도 좋은 교훈이 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항만노무자들의 상용화 문제가 큰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 미 서부항만사태는 우리 정부로 하여금 상용화 추진에 힘을 실어주는 계기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전국 28개 무역항에 약 1만여명의 노무 공급을 항운노조에서 독점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정부는 전국 항만동시 상용화를 추진중이나 현 노무공급의 구조상 노조가 전격적으로 수용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부산항 전용 컨테이너터미널의 항만노무자들은 지난 10여년간 수백명이 상용화됐으나 여전히 이들 인력도 여타항만의 노조와 같이 일체 기계는 취급치 못하고 단순 육체노동 작업에만 투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동북아 물류중심국가를 지향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향후 노사관계에서 미국식이 아닌 노사합의에 의해 항만개혁에 성공한 유럽식의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노·사·정이 슬기롭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선 우선 항만노조가 대세인 기술변화를 적극 수용하고 it시대와 물류중심국가에 걸맞게 고급기술인력으로 거듭 새롭게 태어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자체 재교육을 강화하고 젊은 인력을 채용해 이론과 실무경험이 바탕이 되는 환경을 조성해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용자와 정부도 훈련센터 등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강구하고 이들이 단순 노무공급자에서 기술인력으로 탈바꿈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번 미 항만사태의 근본적 원인은 노사간의 합의점을 도출해 내지 못한데서 기인한 것으로, 앞으로 우리 노·사·정은 상호 신뢰에 바탕을 둔 노사관계의 정립에 더욱 관심을 갖고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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