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0-02 10:08

미 서부항만 직장폐쇄...수출대란 우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 미국시장으로 들어가는 관문인 웨스트코스트(태평양 연안) 항만이 무기한 직장폐쇄에 돌입, 무역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우리 업계에서는 이렇다할 대책 마련이 힘든 실정이어서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대미 수출에 엄청난 타격이 예상된다.
1일 산업자원부와 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미 서부지역 29개 항만의 사용자측인 태평양해운협회(PMA)는 지난달 28-29일 36시간에 걸친 직장폐쇄에 이어 29일 밤부터 무기한 직장폐쇄를 선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서부항만은 우리가 미국으로 수출하는 연간 70만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의 물량 가운데 63%에 해당하는 44만TEU를 처리하고 있는 곳이다.
업계 관계자는 "샌디에이고에서 시애틀에 이르는 29개 항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롱비치 앞바다에는 선박 100여 척이 하역을 못한 채 대기 중이라는 소식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 직장폐쇄는 서부항만노조와 PMA가 지난 5월부터 시작한 임.단협 경신을 위한 협의가 시한(7월1일)을 3개월이나 넘겼는데도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황에서 PMA가 노조의 태업을 문제 삼아 냉각기간을 갖기 위해 이뤄졌다. 산자부는 직장폐쇄에 따른 현지상황 파악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동시에 이미 선주협회, 하주협의회, 주요선사 등과 비상대책반을 운영중인 해양수산부와 긴밀한 협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자부 관계자는 "수출물량의 납기 지연으로 바이어측이 클레임을 제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캐나다 밴쿠버나 미국 동부항만 등으로 우회할 경우 물류비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대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미 연방정부가 10월3일 조정중재위원회를 소집해 놓은 상태여서 3일이 최대 고비"라면서 "노조측의 참석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직권조정 명령이 내려지면 군 병력을 포함한 대체인력이 투입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부 항만은 연간 3천억 달러 규모의 화물을 처리 중이며, 국적선사 중에서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SK, 범양상선 등이 취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prince@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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