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5-31 16:25

정기선 시장에 봄은 왔는가?(上)

2001년 7월, 중남미 동유럽, 아시아 등 신흥시장 국가들의 통화 가치가 급락하고, 미국 증시가 연일 하락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이 가속되었다.
또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 역할을 해왔던 정보기술(IT) 산업이 최악의 상황을 맞아 벼랑 끝으로 내몰렸으며, 무역 블록화를 통한 신보호주의의 대두로 자유무역 확대를 통한 경기 침체 방어도 갈수록 어렵게 되는 상황이 전개되었다.

마른하늘의 날벼락?

이러한 상황에서 전 세계는 미국에 목을 매는 ‘천수답’ 세계 경제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밖에 없었다. 이탈리아의 질리오 트레몬티 재무장관은 “유럽 경제는 미국에 일정 부문 의지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폴 마틴 캐나다 재무장관은 “캐나다 경제가 미국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명백하다"고 언급했다. 한 마디로 미국 경제의 회복 외에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전 세계의 미국을 향한 고백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전 세계의 간절한 염원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경기 회복 가능성은 갈수록 희박해졌다. 폴 오닐 미 재무부장관은 “미국 경제가 오는 4/4분기에 2% 이상 성장하고 내년에는 3%대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스스로도 불안한 듯 유럽연합(EU)과 일본이 세계 경기 회복에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시 행정부도 당시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해 낙관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었지만 IT산업 불황을 필두로 경기 둔화는 대서양을 건너 유럽까지 홍역을 앓게 하고 있었다.
아시아는 유럽보다 경기 침체의 징후가 훨씬 더 짙게 나타나, 싱가포르, 타이, 타이완의 실질 GDP는 감소했고, 2000년 각각 9%와 10%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한국과 홍콩의 성장율 역시 2~3%의 성장률을 기록하는데 그칠 것으로 점쳐지던 시점이었다.
이러한 때에 터진 9.11 테러는 늪에 한쪽 발만 살짝 빠뜨리고 있던 세계 경제 전체를 늪 속으로 밀어넣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세계은행(IBRD)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잇따라 세계 경제의 침체를 경고했으며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세계 3대 경제 축인 미국, 일본, 유럽이 동시에 경기 하강 국면을 맞이하는 상황으로 들어갔다고 언론에서는 떠들었다. 세계은행 닉 스턴 수석경제학자는 “9ㆍ11 테러 대참사가 지진 같은 자연재해보다 큰 타격을 주었다”고 밝혔으며 이러한 상황들은 2001년 세계 경제 수치를 전체적으로 1.3% 성장으로 전망, 1982년의 1.1% 성장 이후 19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율 기록을 예고했다.
그런데 2002년에 들어서면서 각종 경제 현상들의 급박한 움직임과 함께,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이 경기침체 상태에 접어들었다고 선언한 경제 전문가들이 이제는 그 같은 침체가 아주 짧고 정도가 약한 것에 불과했다며 재빨리 말을 바꾸었다. 미국 경제는 2002년 초부터 이미 회복기에 진입한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으며 이러한 분석에는 서방 선진 7개국(G7) 고위 당국자들도 동조하고 있다.

해운 산업은 세계 경기 전체를 이끌거나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적어도 경제 전체를 가늠해 보는 척도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 해운 관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질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미국으로 나가는 물동량 추이를 관찰해 보면 2002년 1~2월까지 슬랙 시즌을 거치고 난 후 3월부터 물량의 급증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표1 참조.)

정말 경기는 살아나고 있나?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뉴스뿐 아니라 실질적인 수치를 통해 증가하고 있는 물동량은 업계 관계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할 법하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이들의 속사정을 들어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해운전문 컨설팅업체인 드류어리(Drewry)는 전세계 기간항로인 환태평양 항로와 아시아/유럽간 항로의 물량 흐름에 대해 과거의 성장율 및 향후 예측치를 내놓았다.
환태평양 동서향 항로에서 해운기의 호황시절이라고 할 만한 1998년에서 2000년까지는 물량 성장율이 평균 17%를 기록했고 유럽항로에서는 14%의 성장율을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2001년에는 태평양 항로의 경우 1%, 유럽항로의 경우 1.3%의 증가율을 보였다. 드류어리가 내다보는 올해의 성장율 역시 작년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환태평양항로에서 1.3%, 유럽항로에서 2.4%의 성장.
작년 9.11테러 이후 주로 선사들의 성수기로 분류될 수 있는 하반기 동안 선사들은 제대로 피크시즌을 누리지 못했다. 특히 최대의 피크라 할 수 있는 크리스마스와 신년 물량에서도.
최근에 발표된 P&O Nedlloyd의 2001년 4/4분기 실적은 해운회사들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라고 할 수 있다. 이 기간 동안 전 세계 물량이 3% 정도 증가하는 동안 선복은 9% 증가한 덕분으로 2000년 동기간에 비해 운임이 13% 정도 하락하였다고 P&O Nedlloyd는 밝혔다.
OOCL은 올해 들어 시장의 물량 회복을 보고하였다. 중국에서 미국으로 실려가는 화물에 대해 올 1월부터 3월까지 물량이 작년 동기간에 비해 22.4%의 증가세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질적인 운임 회복의 기미는 보이지 않아 물량의 상승이 시장의 회복을 의미한다고 보기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OOCL은 3월에 있은 주주회의에서 올해들어 물량은 늘었지만 수익성은 악화되었다고 보고하였다. 총 46%의 이익이 감소하였고 물량은 11% 증가했다고.

다른 해운 회사들 외침 역시 처절하다.

“35년 동안 컨테이너 전 항로가 이렇게 피폐하게 파괴된 적은 없었다”

“2002년 상당한 손실을 예측하고 있는 선사로서는 어떻게든 이득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제 불황은 끝났다’는 자칫 섣부르게 품을 수 있는 장밋빛 환상에 대해 CMA CGM의 Jacques Saade사장은 엄숙하게 주의를 준다. ‘해운업계가 경험했던 사상 최악의 슬럼프에서 해운 시장이 어떻게 이렇게 빨리 반등할 수 있는지’ 이상하다는 것. 그렇기에 그는 아직은 의심을 품은 회색빛 눈으로 시장을 바라본다.
로이드 리스트에 따르면 Maersk - Sealand는 ‘2002년을 적자 해’로 생각하고 있다.
아직 제대로 회복되지 않은 전세계 경기 침체는 Maersk - Sealand의 올해 영업 이익(Operating Profits)을 39% 감소한 60억DKr정도로 내놓았고 순이익은 30억Dkr로 추정케 했다. 25년의 Maersk 역사 가운데 올해는 처음으로 해운 쪽에서 운영 적자를 보게 되는 해로 기록될 것 같다고.
실질적으로 Maersk는 현 상황에서 비용 절감을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01년보다 훨씬 낮게 형성된 운임은 이러한 이들의 모든 노력을 헛(空)으로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에버그린 역시 올해 총 매출이 작년에 비해 46% 정도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은 바 있다. 선박 등을 팔아서 이렇게 저렇게 꾸려왔던 작년보다는 그래도 올해가 나은 편이지만 여전히 영업을 통해서는 9% 정도 소득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P&O Nedlloyd는 올 1/4분기 물량이 작년에 비해 13% 증가, 두 자리 수로 늘어나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상황은 어려울 것이라는 그들의 앞서 전망을 뒤엎지 않았다. 그들은 세계 경제가 올 1월 이래 바뀌지 않아 올 3/4분기까지는 현재의 불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물론 올해 들어 환태평양, 유럽 항로에서의 회복은 올 3월로 회계연도를 마감하는 K-Line 등의 작년도 성장율을 조금 올려놓기는 했다.
올 4월 들어 기록적인 컨테이너 물량 기록을 세운 하팍-로이드 Gunther Casjens 사장은 3~5% 성장을 예측할 때 자사의 8% 성장율을 예측했다.
이러한 때에 MOL 회장은 정기선사들의 손실 후 전력을 재정비하도록 지시했다.
이러한 문제의 때야말로 전력을 다시 가다듬을 때라고 판단한 MOL Kunio Suzuki회장은 그 시간은 빠를수록 좋다라고 판단하고 지시했다. 수 년간의 손실 후에 MOL은 1999년, 2000년부터 이득을 내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이익은 마켓의 수요와 강력한 비용절감의 의지로서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적으로 환태평양 항로에서 올해 초 증가한 물량은 미 서안 항만 사정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현행 부두 사용자와 노동 조합간 임금교섭이 오는 7월 1일까지 결정되어야 하는 미 서안 항만의 현 상황이 화주들로 하여금 7월 1일 이후 물량을 미리 보내 놓고 보자는 심리의 발동으로 물량의 일시 증가를 불렀을 수도 있다는 주장. (계속)

글·백현숙기자 (hspaek@shipschedu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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