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항로의 부진이 계속됐다. 국제사회의 대(對)러시아 경제제재가 장기화되면서 취항하던 선사들이 대거 이탈하고, 서비스를 지속하는 일부 선사들은 운항 횟수를 축소하고 소형 선박으로 전환하는 등 파행적인 운영이 지속됐다.
5월 한러항로 수출 물동량은 4월보다 14.3% 늘었다. 하지만 이같은 실적에 대해 선사들은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작년에 비해 물동량이 급감한 가운데 소폭 증가한 것으로 시황이 나아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부산항에서 극동 러시아 항만으로 20피트 컨테이너(TEU) 1만2800개를 실어날랐다. 주 평균 3200TEU로,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한 물동량은 전월보다 80% 늘어난 1920TEU를 기록했다. 반면 보스토치니행은 1280TEU를 기록해 전월보다 25% 감소해, 두 항만의 실적은 상이했다.
6월 중순 현재 러시아로 향한 물동량은 주당 3000TEU로 비슷한 흐름이 유지됐다. 한러항로를 서비스하고 있는 한 선사 관계자는 “러시아 제재로 인해 전망은 여전히 안갯속이지만, 선적 문의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면서 “올 하반기에는 국제정세 불안이 개선되면서, 안정적인 모습을 되찾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품목별로는 자동차, 자동차 부품, 레일 및 철강제품 등은 종적을 감춘 반면, 합성수지는 5월 이후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해양수산부 해운항만물류정보시스템(PORT-MIS)에 공표된 6월 운임은 TEU당 평균 4500달러로 지난 달보다 250달러 떨어졌다.
한편 러시아 해운 및 무역업체들은 각종 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점차 상황에 적응해 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지난 2014년 크림 병합에 따른 서방의 제재 이후 새로운 경제 환경에 적응했던 것과 비슷하게 불확실성에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 한상권 기자 skhan@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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